엔비디아가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며 인공지능(AI) 관련 투자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는 듯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 고위 인사의 경고성 발언으로 'AI 거품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기업인 엔비디아는 2025년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570억1천만 달러(약 83조4천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최근 하락세를 보였던 뉴욕증시에 기대감이 퍼졌고, 투자 심리도 일시적으로 회복되는 흐름을 보였다. 엔비디아는 현재 AI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이 회사의 실적은 AI 산업 전반의 현주소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여겨진다.
그러나 실적 발표翌日인 11월 20일(현지시간), 리사 쿡 미국 연준 이사가 "고평가된 자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언급하면서 AI 관련 자산의 과열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쿡 이사의 발언은 'AI 버블'이 주식시장 전반에 어떤 충격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했고, 실제로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뉴욕증시는 이번 호재에도 불구하고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개별 투자자들의 정보 소비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엔비디아 실적 발표'라는 검색어의 국내 유튜브 검색 관심도는 일주일 만에 1,200% 급증했으며, 실적 발표 당일에는 충격적으로 최고치인 100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 투자자(일명 서학개미)들은 실적 발표를 뉴스가 아닌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즉시 확인하며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AI 기술과 관련된 높은 기대와 투자 열풍에 대한 경고는 앞서도 제기되어 왔다.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대형 인공지능 인프라 기업들이 회계상 감가상각 비용을 줄여 이익을 인위적으로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현재 시장의 상승세가 일시적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이를 기초로 AI 붐이 일시적인 과열일 수 있다고 분석하는 쪽이다.
한편, 오는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어서, 고평가 논란이 있는 기술주 특히 AI 관련 주식의 향방은 금리 정책과 맞물려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연말을 앞두고 거시경제 지표가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AI 산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맞물리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한층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AI 산업이 기술 발전 속도와 기업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가치를 평가받을 경우, '거품'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실적 기반의 가치평가와 더불어 연준의 정책 방향이 기술주 투자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