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인공지능(AI) 기술 자립 확대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국산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중국 GPU 기업 메타X 집적회로 상하이(이하 메타X)는 12월 17일 상하이 커촹판(과학혁신판) 증시에 상장된 첫 거래일에서 공모가 대비 주가가 693% 급등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날 메타X의 주가는 공모가인 104.66위안에서 거래를 시작해 장중 한때 755%나 오르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고, 최종적으로는 829.9위안에 장을 마쳤다. IPO를 통해 42억 위안(한화 약 5,900억 원)을 조달한 메타X는, 최근 10년 내 중국 내 상장사 중 IPO 금액이 5억~10억 달러에 해당되는 기업 가운데 상장 첫날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이번 메타X의 흥행은 최근 GPU 업계에 대한 투자 열기와 맞물린 현상이다. 앞서 지난 12월 5일 GPU 업체 무어스레드도 상장 첫날 425%의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두 회사 모두 국산 GPU 공급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 엔비디아를 대신할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메타X의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은 무어스레드를 뛰어넘는 2,986대 1을 기록했다.

이 같은 과열 양상은 미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독자 생존을 모색하는 중국의 전략적 판단에서 비롯된다. 특히 AI 기술에 필수적인 고성능 GPU 시장은 미국의 규제 강화로 인해 중국 내 자급화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홍콩 매체들은 이번 주가 급등 현상이 단순한 투자 열기가 아니라, 중국 내에서 AI 기술의 ‘탈미국화’를 유도하려는 정책 방향에 시장이 반응한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타X가 실리콘밸리 기업들에 의존하던 중국 내 AI 산업의 국산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향후 정부 지원과 수요 확대에 따라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화진증권의 애널리스트는 메타X가 "중국 고성능 GPU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 중 하나"라며 수혜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AI 부문에 전략적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메타X와 같은 기술 자립형 기업에 대한 시장 기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들의 기술력과 생산역량이 실제 수요에 부합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장 지속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