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워크플로우 자동화 기업 서비스나우(NOW)가 사물인터넷(IoT) 보안 스타트업 아르미스(Armis)를 77억 5,000만 달러(약 11조 1,600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거래는 전액 현금으로 진행되며, 아르미스가 지난 11월 알파벳(GOOGL)의 성장 투자펀드 캐피털G(CapitalG) 등이 참여한 투자 라운드에서 평가받은 금액보다 약 15억 달러 높은 프리미엄이 적용됐다.
아르미스는 센트릭스(Centrix)라는 보안 플랫폼을 통해 산업용 로봇, 사무용 프린터 등 네트워크에 연결된 각종 장치를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보안 솔루션이 시스템 내부에 에이전트를 설치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인 반면, 아르미스는 에이전트 없는 방식으로 연결 장치를 탐지하고 잠재적 위협을 식별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업계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서비스나우는 이번 인수를 통해 자사의 사이버 보안 제품군을 확대하고 플랫폼 내 워크플로우 자동화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이 플랫폼은 멀웨어 분석, 격리, 그리고 사고 대응 절차를 자동화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아르미스의 기술을 바탕으로 자사의 구성 관리 데이터베이스(CMDB) 기능도 한층 정교화할 방침이다. 또한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 보안을 지원하는 'AI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의 통합도 추진 중이다.
서비스나우의 제품 및 운영 부문을 총괄하는 아밋 자버리(Amit Zavery)는 "현대의 사이버 리스크는 단일 시스템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서비스나우의 AI 플랫폼에 보안을 직접 내장함으로써 그 영역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서비스나우 측은 자사의 사이버 보안 및 리스크 관리 사업이 최근 연간 반복 매출 기준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를 돌파했다고 밝혔으며, 아르미스 인수를 통해 해당 비즈니스의 시장 기회가 3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아르미스는 연 3억 4,000만 달러(약 4,9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50%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번 거래는 2026년 하반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며, 서비스나우는 보유 현금과 부채를 활용해 인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아르미스는 이달 초 서비스나우가 인수를 발표한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베자(Veza)에 이어 두 번째로 품에 안는 보안 기업이다. 당시 베자 인수 가격은 약 10억 달러로 전해졌다.
연이은 대규모 보안 기업 인수는 서비스나우의 전략이 기술 통합을 넘어 데이터 보안과 AI 위협 대비라는 전방위적 보안 체제 구축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AI 공격이 확대되며 물리 장치와 클라우드, AI 인프라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새로운 위협 환경에서 기업들이 요구하는 보안 무기 구성과도 맞닿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