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의 확산이 데이터 스토리지 산업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기업들이 AI를 비즈니스 핵심으로 채택함에 따라 스토리지는 더 이상 보조 인프라가 아닌 기업 전략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는 차세대 AI 플랫폼을 뒷받침하기 위해 스토리지 및 데이터 플랫폼 아키텍처를 급격히 진화시키고 있다.
AI 음성 분석, 이미지 인식, 추론 기반 대화형 검색 등의 기능을 가능케 하려면 고성능 스토리지 솔루션이 필수다. 델은 이런 수요에 대응해 유연한 데이터 관리 기능과 확장성을 갖춘 솔루션을 통해 AI 구현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열린 ‘Making AI Real’과 ‘Future of Data Platforms’ 등의 이벤트에서는 AI 시대에 맞춰 재정의되고 있는 스토리지 아키텍처의 변화 양상이 집중 조명됐다.
델과 협력 중인 오리건주립대학교 지구·해양·대기과학대학(CEOAS)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학은 방대한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해양 환경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이를 가능케 한 기반이 바로 델의 고성능 스토리지 인프라다. 델 파워스케일(PowerScale) 및 파워엣지(PowerEdge)는 엔비디아(Nvidia)의 GPU와 결합돼 현장에서 수십억 건의 데이터를 처리하며, 과거 '데이터는 많은데 정보는 부족했던' 상태를 AI 기반 정보 추론 구조로 탈바꿈시켰다.
기업용 AI를 위한 스토리지 플랫폼도 강화됐다. 델은 지난해 자사 고유의 ‘데이터 레이크하우스(Data Lakehouse)’ 플랫폼을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스타버스트 데이터(Starburst Data)의 분산 쿼리 기술 기반으로, S3 호환 오브젝트 스토리지를 통합해 데이터 사일로 제거와 쿼리 성능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델 측에 따르면 기존 시스템 대비 최대 90% 빠른 데이터 통찰력 확보가 가능하다.
델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파치 스파크(Apache Spark)와의 상호운용성을 높여 대규모 분석 엔진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들은 자체 데이터 엔진을 통해 레이크하우스 플랫폼과 직접 연결해 데이터를 저장, 조회할 수 있다. 이는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형 접근 방식의 강점을 보여준다.
또한 엔비디아와의 협업을 통해 다중 형식 AI 처리에 특화된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워크플로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의 네모 리트리버(NeMo Retriever) 마이크로서비스와 결합된 프로젝트 라이트닝(Project Lightning)은 구조화된 데이터뿐 아니라 비정형 데이터의 추론 최적화를 가능하게 한다. 이로 인해 델 파워스케일은 지난해 엔비디아 DGX 슈퍼팟(DGX SuperPOD) 인증을 받은 최초의 이더넷 스토리지 솔루션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 의료, 공공 분야 등 높은 규제 환경에서도 기업들이 데이터를 주권적으로 다뤄야 할 필요성과 맞닿아 있다. 델은 스타버스트와 함께 아파치 아이스버그(Apache Iceberg)를 도입해 하이브리드 및 멀티클라우드 환경에서도 동작 가능한 ‘아이스하우스(Icehouse)’ 아키텍처를 완성했다. 이는 데이터 처리의 유연성은 물론 차세대 포맷으로의 전환을 유기적으로 지원하는 기반이 된다.
델은 급변하는 AI 환경 속에서 고객 컨설팅 서비스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데이터 레이크하우스 업데이트를 통해 메타데이터 카탈로그 최적화부터 생산 환경 데이터 파이프라인 설계까지 포함한 통합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델 측은 이 과정에서 "수직별 전문가가 고객의 언어로 데이터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것이 델의 강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회사가 12만 명에 달하는 임직원과 20만 개 이상의 파트너사를 보유한 가운데, AI 시장이라는 격변의 전장 속에서 델이 제시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지금 바로 현대화하라.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라. 이를 통해 델 테크놀로지스는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자를 넘어, 기업 AI 전환을 돕는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