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연계된 사업체들이 2025년 상반기 동안 암호화폐로 벌어들인 수익이 약 8억 200만 달러(약 1조 68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골프, 라이선스, 부동산 등 기존 사업 영역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13배에 해당하며, 암호화폐 기반 모델이 트럼프 일가의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추정치는 로이터통신의 조사 및 추산에 기반한 것으로, 주요 수익원은 ‘월드리버티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WLFI)’ 토큰 판매, 밈코인 ‘TRUMP’ 거래 수수료, 그리고 스테이블코인 ‘USD1’ 보유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이다. WLFI 토큰은 2024년 말 처음 출시됐으며, 해당 프로젝트는 트럼프 가족과 연계되어 있다. WLFI 측 ‘골드페이퍼’에 따르면, 토큰 판매 수익의 75%는 트럼프 그룹 계열 회사로 배분된다.

로이터는 앞서 2025년 상반기 동안 WLFI 토큰 판매가 전체 암호화폐 수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25년 8월에는 캐나다 암호화폐 회사 ‘Alt5 시그마’가 수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들여 WLFI 토큰을 매입하면서 현금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거래는 나스닥 상장을 통해 공식화됐으며, WLFI 측은 이를 활용해 15억 달러(약 2조 1,300억 원) 규모의 ‘토큰 재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TRUMP’ 밈코인도 큰 수익을 냈다. 2025년 1월에 출시된 이 코인은 주로 암호화폐 거래소 ‘메테오라’에서 활발히 거래됐으며, 출시 2주 만에 약 8,600만~1억 달러(약 1,160억~1,350억 원)의 수수료가 메테오라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는 보수적으로 거래 수익의 50%가 트럼프 관련 계열에 돌아간다고 가정해, TRUMP 코인으로만 약 3억 3,600만 달러(약 4,540억 원)의 수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외에도 WLFI는 ‘USD1’이라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있으며, 이는 현금 및 미국 국채를 담보로 발행된다. 이 스테이블코인의 이자 수익은 연간 8,000만 달러(약 1,0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그중 일부는 트럼프 그룹이 38% 지분을 가진 회사로 귀속된다. 정확한 실현 수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아부다비 국부펀드의 지원을 받는 MGX가 2025년 5월에 이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바이낸스에 20억 달러(약 2조 8,000억 원)를 투자하면서 USD1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됐다.

WLFI 토큰을 주요하게 매수한 주체 중에는 익명의 지갑 주소들이 다수를 차지했지만, 로이터는 아쿠아1 재단의 1억 달러(약 1,350억 원) 규모 매입과, 에릭 트럼프 및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세계 투자자 대상 로드쇼에 직접 참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해외 투자자들의 참여도 두드러졌으며, 일부 고액 투자자들이 외국계 인사로 추정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분석은 재산 공개 자료, 부동산 등기, 법원 공개 재무 정보, 온체인 거래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이며, 전문가 검토를 거친 수치 가정을 통해 도출됐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과 연관된 암호화폐 수익이 전통 사업 수익을 크게 앞지르며, 암호화폐가 트럼프 기업의 주요 현금 흐름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