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고(BitGo)가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 규제 ‘미카(MiCA)’ 시행을 앞두고 거래소와 핀테크 기업을 위한 ‘크립토-애즈-어-서비스’ 플랫폼을 내놨다. 라이선스 심사가 길어지거나 거절될 경우에도 서비스를 끊기지 않게 하려는 수요가 커진 만큼, 규제 준수형 인프라를 앞세워 유럽 시장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13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비트고 유럽은 미카 요건에 맞춘 플랫폼을 공식 출시했다. 오는 7월 1일 미카 라이선스 마감 시한이 다가오면서, 유럽 전역에서 고객을 계속 상대하려는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압박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그리스 당국이 바이낸스의 미카 라이선스 신청을 거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대형 거래소의 유럽 내 사업 지속 가능성에도 불확실성이 번졌다.
마이크 벨시 비트고 최고경영자(CEO)는 “사용자를 라이선스 지연 때문에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며 “규제된 인프라가 그 사이 플랫폼을 안전하고 적법하게 운영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비트고 유럽은 이미 유럽시장에서 필요한 인가를 확보한 상태다. 독일 연방금융감독청(BaFin)은 지난해 2분기 이 회사에 승인 절차를 부여했으며, 비트고는 올해 5월 해당 프레임워크 아래서 공식 허가를 받았다.
이번 플랫폼은 거래소와 핀테크 기업이 자체 시스템을 처음부터 구축하지 않아도, API를 통해 수탁, 거래, 온보딩, 지갑 기능을 규제된 구조로 연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고객확인(KYC), 거래 통제, 정산 기능도 포함됐다. 유로 결제는 세파(SEPA) 네트워크를 통해 지원돼, 법정화폐 입출금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비트고는 바이낸스 같은 사업자가 실제로 규제 리스크를 넘길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처럼 기존 국가별 등록제에서 미카 체계로 넘어가는 과정이 더디거나 혼선이 있는 지역에서는 이런 서비스 수요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리투아니아는 지난 2025년 12월 31일 기존 가상자산사업자 전환 기간이 종료됐고, 폴란드는 시행 방식이 아직 정리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벨시 CEO는 “유럽은 디지털 자산을 위한 더 통일되고 지속 가능한 규제 체계로 향하고 있다”며 “비트고는 이런 순간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미카 시행이 본격화되면 유럽 가상자산 시장은 ‘빠른 확장’보다 ‘규제 적합성’이 생존 조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비트고의 이번 행보도 그 흐름을 정면으로 겨냥한 움직임으로 읽힌다.
🔎 시장 해석
미카(MiCA) 시행을 앞두고 유럽 가상자산 시장은 ‘확장’보다 ‘규제 적합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전환되는 단계에 진입.
라이선스 심사 지연·거절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자체 인허가 확보 대신 ‘규제 인프라 외주화’ 수요가 증가.
비트고는 이미 인가된 인프라를 기반으로 거래소·핀테크의 ‘라이선스 공백’을 메우는 중간 플랫폼 전략을 선택.
💡 전략 포인트
API 기반 구조로 수탁·거래·KYC·정산까지 통합 제공 → 초기 구축 비용과 규제 부담을 동시에 절감.
SEPA 연동으로 유로 결제까지 지원하면서 전통 금융 접근성 강화.
규제 불확실성이 큰 폴란드·리투아니아 등 과도기 시장에서 빠른 확산 가능성.
대형 거래소도 인허가 실패 시 대안 인프라 필요성이 커지며 B2B 시장 확대 전망.
📘 용어정리
MiCA: EU 전역에서 통일된 암호자산 규제 프레임워크, 서비스 제공 시 라이선스 필수.
Crypto-as-a-Service: 기업이 직접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고 외부 규제·기술 시스템을 API로 이용하는 방식.
SEPA: 유럽 단일 유로 결제망으로, 은행 간 유로 송금·결제를 표준화한 네트워크.
KYC: 고객 신원 확인 절차로 자금세탁 방지(AML)의 핵심 요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