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뉴욕증시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실제로 성사되는지에 따라 방향이 크게 갈릴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은 그동안 중동 긴장이 국제유가와 물가, 금리 전망을 동시에 흔들어 온 만큼, 전쟁 종결 여부를 가장 중요한 변수로 보고 있다.
미 동부시간 기준 5월 25일부터 29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주 거래에서 투자자들이 먼저 주목하는 부분은 양국 협상 진전 소식이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23일 이란과의 협상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다며 며칠 안에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고, 이란 외무부의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도 양국의 견해 차이가 좁혀졌고 양해각서 최종화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중재자인 파키스탄군도 최종 양해를 향한 고무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전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합의가 사실상 대부분 타결됐으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도 합의 요소 중 하나라고 밝혔다. 실제 합의가 공식화되면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되면서 유가는 내려가고, 물가 압박이 줄어 국채 금리도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흐름은 주식시장에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키우는 재료가 된다. 반대로 협상이 틀어져 다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되살아나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경제지표 가운데서는 28일 발표되는 4월 개인소비지출, 즉 피시이 물가지수와 1분기 국내총생산 수정치가 핵심이다. 피시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물가 흐름을 판단할 때 가장 중시하는 지표인데, 시장에서는 4월 수치가 전월 대비 0.5%,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연준 목표치인 2%를 여전히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물가가 예상대로 높게 나오면 연준 내부의 매파 성향, 즉 금리를 더 오래 높게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 두려는 분위기가 강해질 수 있다. 실제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22일 인플레이션이 조만간 완화되지 않으면 더 먼 시점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나오는 1분기 국내총생산 수정치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전분기 대비 연율 2.0% 증가를 예상하는데, 성장까지 예상보다 견조하게 확인되면 연준이 서둘러 금리를 내릴 이유는 더 줄어들게 된다.
지수 흐름만 놓고 보면 뉴욕증시는 이미 적지 않게 달려온 상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는 8주 연속 상승하며 2023년 이후 가장 긴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했고 일부 기업은 연간 실적 전망까지 올리면서 주가를 떠받쳤지만, 단기적으로는 과열 부담도 함께 커졌다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약간의 숨 고르기와 조정이 필요하다는 경계론도 나온다. 여기에 계절적 요인도 무시하기 어렵다. 스톡 트레이더스 알마낙에 따르면 미국 중간선거가 있는 해의 6월은 주요 지수 성과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시기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는 평균 2.1% 하락했다. 이번 주 25일은 메모리얼 데이로 뉴욕증시가 휴장하는 만큼, 실제 거래일이 짧은 상황에서 재료 하나하나의 영향력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연준 인사 발언과 주요 기업 실적도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변수다. 27일에는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리사 쿡 연준 이사,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이 공개 발언에 나서고, 28일에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29일에는 미셸 보먼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이 연설한다.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이들의 표현 수위에 따라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기업 실적은 27일 휴렛팩커드와 세일스포스, 시놉시스, 28일 코스트코 홀세일과 델 테크놀러지스, 오토데스크, 달러트리 등이 예정돼 있다. 휴렛팩커드와 델은 인공지능 서버 인프라 수요가 실적에 얼마나 반영됐는지가 관심사이며, 코스트코 실적은 미국 중산층 소비 여력을 가늠하는 단서로 읽힌다. 이 같은 흐름은 결국 중동 정세 안정 여부와 미국 물가 지표의 결과가 맞물리면서, 이번 주 뉴욕증시가 추가 상승 동력을 이어갈지 아니면 단기 조정 국면으로 들어설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