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내 증시는 미국 물가 지표 둔화와 뉴욕 증시 반등에 힘입어 전날의 회복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전날인 14일 코스피는 49.90포인트(0.73%) 오른 6,856.8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3일 8.95% 급락한 뒤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장중 변동성은 매우 컸다. 기관이 3조2천116억원, 외국인이 9천565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고, 외국인도 3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반면 개인은 4조1천41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1.92% 내린 783.98로 마감해 상대적으로 약한 흐름을 보였다.
최근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린 배경에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이 있었다. 반도체 호황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이른바 피크아웃 우려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전망 하향 가능성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다시 부각되면서 국제유가가 오르고,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점도 부담이었다. 실제로 전날 코스피는 반도체주 약세로 초반 하락했지만, 오후 들어 주가가 지나치게 많이 빠졌다는 과매도 인식이 확산되면서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밤사이 미국 시장에서는 투자심리를 누그러뜨릴 만한 재료가 나왔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5%로, 5월 4.2%보다 낮아졌고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3.8%도 밑돌았다.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완만했다는 뜻으로, 미 연방준비제도(미국의 중앙은행)가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더 올릴 가능성을 낮추는 재료로 받아들여졌다.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의회 첫 출석에서 시장 예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은 7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기존 ‘반반’ 수준에서 20% 안팎으로 낮춰 반영했다.
이 영향으로 뉴욕 증시는 일제히 올랐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02%,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0.38%, 나스닥지수는 0.90% 상승했다. 골드만삭스가 2분기 깜짝 실적에 9.00% 급등했고,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도 각각 2.5%, 1.88% 올랐다. 특히 반도체주 반등이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에이디알)는 27.29% 급등해 10일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고, 엔비디아 4.06%, 마이크론 4.92%, 샌디스크 5.01%, 인텔 4.50% 등도 상승 마감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는 5.33%, 신흥지수 상장지수펀드는 1.81% 올랐고, 코스피200 야간 선물지수도 5.11% 상승해 국내 증시에 우호적 신호를 보냈다.
다만 지정학적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과 이란이 공격과 보복을 주고받으며 긴장을 높이는 가운데, 미국은 이날 오전 5시부터 전함 20척과 군용기 수백 대를 동원해 이란 해상 봉쇄에 나섰다. 이에 따라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4.73달러로 1.7%,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는 배럴당 79.34달러로 1.5% 올랐다. 유가 상승은 기업 비용과 물가 부담을 다시 키울 수 있어 증시에 잠재적 악재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최근 하락 폭이 금융위기 수준을 웃돌 만큼 컸던 만큼, 당분간은 변동성을 동반하더라도 추가 급락보다는 회복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미국 물가와 뉴욕 증시가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며, 국내 증시는 추가 조정보다 회복 경로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반도체 투자심리 회복과 미국 통화정책 기대 변화에 따라 반등의 폭과 속도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