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가 해외 스캠센터와 연결된 디지털자산 투자 사기 의심 금융활동 127억 달러(약 17조2339억원)를 확인했다. 확정 피해액이 아니라 금융기관이 보고한 의심 활동 규모다.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는 3일 발표문과 금융기관 경보에서 2023년 9월 8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제출된 은행비밀법(BSA) 신고 3만3904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분석 대상은 신고일 기준 자료여서 실제 범죄 발생 시점과 차이가 날 수 있다.
신고 주체는 약 1300개 금융기관이었다. 머니서비스비즈니스(MSB)는 1만8568건으로 전체의 54.8%를 차지했고 관련 금액은 55억 달러(약 7조4635억원)였다.
예금취급기관은 1만3810건, 64억 달러(약 8조6848억원)를 신고했다. 증권·선물사는 1504건, 7억8450만 달러(약 1조646억원)를 보고했다.
FinCEN은 월평균 신고 건수가 10.9%, 신고 금액이 18%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23년 경보 이후 금융기관이 관련 키워드를 더 많이 쓰면서 집계가 늘었을 가능성도 함께 적었다.
BSA 신고는 미국 금융기관이 의심스러운 거래를 당국에 보고하는 은행비밀법상 절차다. 이번 집계에는 시도된 거래, 계좌 간 이동, 수정 신고, 중복 가능성, 파일러 오류가 포함될 수 있어 실제 손실 총액과는 구분된다.
사기 조직은 가짜 신원으로 연애 상대, 친구, 사업 파트너 행세를 했다. 피해자를 실제 투자 서비스처럼 꾸민 웹사이트와 앱으로 유도한 뒤 디지털자산 주소로 자금을 보내게 했다.
일부 자금은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돼 미국 밖 거래소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됐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나 특정 자산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다.
FinCEN은 운영 거점으로 캄보디아, 버마, 라오스를 적시했다. 일부 운영 방식은 라틴아메리카, 중동, 아프리카로 번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터폴(INTERPOL)도 2025년 자료에서 스캠센터 피해자가 전 세계 66개국에서 유입됐다고 밝혔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사기 거점 문제가 특정 지역 범죄를 넘어 초국경 금융범죄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진 랭(Gene Lange) 미국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 직무대행은 “디지털자산 투자 사기는 오늘날 미국인이 직면한 가장 중대한 사기 위협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발언의 초점은 특정 코인 가격이 아니라 범죄조직의 자금 이동과 금융기관의 감시 책임에 있다.
미국 법무부 스캠센터 스트라이크포스는 같은 범주의 범죄망을 압박하며 7억196만2392.15달러(약 9526억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동결·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가짜 투자 사이트 503개도 압수했다.
미국과 영국은 앞서 디지털자산 투자사기와 사이버 기반 금융범죄를 겨냥한 국제 공조 협정을 맺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스캠센터 스트라이크포스를 출범시키고 연방수사국, 비밀경호국, 국세청 범죄수사국, 국토안보수사국을 수사망에 합류시켰다.
이번 경보는 국내 투자자에게도 사기 플랫폼 식별과 송금 경로 확인 문제로 이어진다. 본지는 앞서 호주 당국이 암호화폐 사기 3106건을 차단한 사례를 보도한 바 있다.
FinCEN은 금융기관에 고객이 디지털자산, 금, 국제 송금으로 대금을 보내는 경우와 버마·캄보디아·라오스 관련 거래소가 위치나 법인 구조를 숨기는 경우를 위험 신호로 제시했다. 금융기관에는 관련 의심거래 탐지와 정보 공유를 강화하라는 주문이 남았다.
시장 해석
FinCEN이 집계한 127억 달러는 확정 피해액이 아니라 디지털자산 투자 사기 관련 의심 금융활동 신고액이다.
전략 포인트
핵심은 가격 이벤트가 아니라 은행, 거래소, 결제업체의 자금세탁방지 모니터링과 의심거래 공유 강화다.
용어정리
BSA 신고는 미국 금융기관이 의심스러운 거래를 당국에 보고하는 은행비밀법상 절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