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동작을 중지한다?!
블록체인에서 참으로 드문 일입니다.
블록체인에서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이 분산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멈추지 않는다거든요. "infinite machine"이라는 표현도 쓰지요. 물론 다수의 노드가 참여하는 것이므로 "합의"에 이르지 못할 수는 있습니다. 이것을 어려운 말로 "liveness"라고 하는데 그러나 시간이 걸려도 결국은 합의에 도달하도록 설계합니다.
오래전 이더리움 2.0 출범 전에 테스트넷 "메달라"가 있었습니다. 이더리움 2.0 메인넷을 론칭하기 전에 대대적으로 실행한 테스트넷이었습니다. PoS는 기본적으로 2/3 이상의 지분(노드의 수가 아닌 스테이킹한 지분의 2/3)이 참여하지 않으면 블록체인 데이터가 "확정"되지 않습니다. 즉 블록은 계속 생성되는데 기록된 데이터가 올바르다고 말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더리움 메달라 테스트넷에도 동일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블록은 계속 생성되지만 참여 지분이 66%를 밑돌면서 합의에 실패하게 된 것이죠. 하지만 결국 66%를 넘기면서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금 솔라나에 쏟아지는 FUD와 같이 PoS의 문제점이 제기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더리움 2.0은 정상적으로 출범했고 아직 문제는 없었습니다. 참여 지분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테스트넷이기 때문에 아무런 가치가 없는 이더를 보상으로 주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물론 주요 원인은 클라이언트의 버그였지만 말입니다. 버그패치를 위한 노드 업데이터를 잘 안하고 그냥 노드를 종료했기 때문이죠.
솔라나 네트워크의 중단 사태의 원인은 무엇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제가 보기엔 매우 심각합니다. 아예 블록체인을 리스타트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 말이죠. 이더리움의 테스트넷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블록체인이라면 그냥 내버려두면 저절로 복원되어야 하는 것이죠. 검증 노드들이 투표를 거쳐서 각자 노드를 재시작하자고 한다는데... 거꾸로 말하면 그만큼 탈중앙화가 덜 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겠죠(1000여개의 검증자 중 20개 정도가 지분 2/3를 차지). 지금 현재 솔라나 탐색기를 보면 정지 상태입니다. 트랜잭션도, 블록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베타" 상태이기 때문에 이것이 "베타"의 목적이다 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솔라나는 현재 거래소에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진짜 암호화폐입니다. 차라리 그냥 테스트넷이었다면 그 말이 맞을 수는 있지만 흔히 말해서 게임을 정식 오픈하고나서, 아이템을 팔고 경험치와 레벨업이 되다가...시스템 다운되고나서 "이건 베타라서 그래 미안" 이럴 수는 없는 것이죠.
아무튼 앞으로 솔라나의 사후분석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다시 한번 이더리움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으응?)... 가격이 조루 굼뱅이고 왜 저렇게 비효율적으로 일을 진행하나, 빨리 빨리 의사결정이 안되나 라고 답답해 하더라도...
솔라나는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150 아래로 폭락중인데 국내는 김프가 가격을 떠받치는 모양...
과연 복잡한 디파이 트랜잭션을 처리할 만한 용량이 솔라나에게 있을까 하는 FUD가 당분간은 지속될 듯 싶고, 속도는 빠르지만 그걸 뒤받침해주는 안정성이 떨어진다면 지금 솔라나에 유입되고 있던 많은 프로젝트들도 같은 고민에 빠질 듯.
이상 솔라나를 3.3개(+5.8%) 보유중인 토큰이였습니다
댓글 0개
2021.09.15 15:0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