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AI 추론 시장에 승부수…Qwen3로 美 오픈AI에 도전장

중국 최대 기술기업 알리바바가 최신 인공지능 모델 시리즈 'Qwen3'를 공개하며 AI 추론 분야의 *주도권*을 선언했다. 알리바바는 이번 모델이 오픈AI와 구글 등 미국 기업들이 선보인 최신 AI 모델을 기술력 측면에서 뛰어넘는다고 자신있게 밝혔다.

Qwen3는 최대 2,350억 개의 파라미터를 담은 대규모 언어모델부터 비교적 경량화된 모델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으며, 오픈소스로 공개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구글과 앤트로픽이 개발한 최첨단 추론모델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혼합 전문가(MoE)' 구조 모델 두 종도 포함돼 있다. 이는 문제를 여러 세부 영역으로 나눠 병렬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으로, 복잡한 사고과정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알리바바는 이번 모델이 코드 작성, 수학 문제 해결, 논리적 추론 등 주요 영역에서 딥식(DeepSeek)의 상위 모델을 능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코딩 능력을 평가하는 Codeforces 벤치마크에서 Qwen3-235B-A22B는 오픈AI의 o3-mini와 구글의 Gemini 2.5 프로 모델보다 높은 성능을 기록했으며, 수학 중심의 AIME 및 추론 테스트인 BFCL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Qwen3는 119개 언어를 지원하고 약 36조 토큰 규모의 데이터셋으로 학습됐다. 이 데이터는 교과서, 코드, 질문-답변 쌍, AI 생성 콘텐츠 등 다양한 출처에서 수집됐다. 알리바바는 "사용자가 과업의 복잡도에 따라 사고 리소스를 설정할 수 있게 설계한 점이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개는 지난해 말 딥식이 초기 모델로 오픈AI를 위협했을 당시 촉발된 중국발 AI 혁신 경쟁의 연장선에 있다. Qwen3에 앞서 알리바바는 지난달에도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동영상 등 *멀티모달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경량 AI 모델 Qwen-2.5 시리즈를 선보인 바 있다. 이처럼 성능과 효율성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이 미국 주요 기업들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중국 AI 기업들이 강력한 연산 능력을 갖춘 GPU 확보에 제동을 걸기 위해 엔비디아의 H20 GPU에 수출 라이선스를 부과하는 등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알리바바가 공개한 Qwen3의 등장은 이러한 규제 속에서도 중국의 AI 기술 개발 주도권 확보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픈AI는 Qwen3와 같은 추론 특화 모델에 대응해 조만간 '오픈 웨이트' 기반 모델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내막을 공개하는 모델이 될 전망이다. 알리바바의 최고경영자 에디 우(Eddie Wu)는 지난 2월 "인간 지능을 능가하는 범용 인공지능(AGI) 구현이 회사의 핵심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Qwen3를 통해 *추론에 특화된 AI 시장* 주도권을 강화한 알리바바는 미국과 중국 간의 AI 주도권 다툼에서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진 모양새다. 반복되는 미국의 제재와 학습 비용의 격차 속에서도 알리바바와 딥식을 중심으로 한 중국 기업들의 추격은 한층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