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제미니 2.5, 코딩 AI 판도 뒤집었다…클로드 3.7도 눌렀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코딩 영역의 판도가 다시 한 번 크게 흔들리고 있다. 구글의 AI 연구 부문 딥마인드는 자사의 멀티모달 대형 언어모델 ‘제미니(Gemini) 2.5 프로 I/O 에디션’을 공개하며 경쟁자들을 압도할 수준의 기능 향상을 이뤘다고 밝혔다. 특히 코드 생성 성능에서 앤스로픽의 클로드(Claude) 3.7 소네트를 압도하며 새로운 기준을 세운 모습이다.

이번에 출시된 ‘Gemini 2.5 Pro Preview 05-06’ 버전은 지난 3월 출시된 이전 모델(03-25)을 대체하며, 독립 개발자는 구글 AI 스튜디오에서, 기업 고객은 버텍스 AI 플랫폼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일반 사용자는 제미니 앱을 통해 동일한 기능을 경험할 수 있다. 가격 정책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해 100만 토큰 입출력당 1.25달러~10달러(약 1,800원 ~ 1만 4,400원) 수준이다. 이는 클로드 3.7 소네트의 요금인 3달러~15달러(약 4,300원 ~ 2만 1,600원)보다 훨씬 경쟁력 있는 가격이다.

이번 모델은 특히 ‘WebDev Arena 리더보드’라는 외부 지표에서 시각적 완성도와 웹 애플리케이션 기능 구현 능력을 기준으로 사람 평가자에게 가장 높은 점수(1499.95점)를 받아 1위에 오른 것이 주목된다. 클로드 3.7 소네트는 1377.10점을 기록하며 2위에 머물렀고, 기존 제미니 2.5 프로는 1278.96점으로 3위였던 터라, 불과 한 달 반 만에 이룬 221점 상승은 이례적이다.

딥마인드는 이번 개선이 단순한 벤치마크 향상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류 발생과 함수 호출 안정성까지 실질적인 코딩 현장에서 제기된 피드백을 반영해 업데이트했으며, 유튜브 영상을 기반으로 학습용 앱을 만들거나, CSS 수정 없이 시각 스타일을 자동 조정하는 등의 실용적인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실제 개발 현장의 반응도 뜨겁다. AI 기반 코딩툴 '커서(Cursor)'를 운영하는 마이클 트루엘 CEO는 “코드 호출 실패가 확연하게 줄어드는 등 테스트 결과에서 뚜렷한 진전이 나타났으며, 현업 활용도도 대폭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복잡한 백엔드 시스템 리팩토링을 처음으로 성공한 모델이라는 실라스 알베르티의 언급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클라우드 코딩 플랫폼 레플릿(Replit)의 미켈레 카타스타 대표는 “성능과 지연 시간의 균형이 감동적인 수준”이라며 집중적인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고, 다수의 개발자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 또한 제미니 2.5 프로가 한 문장의 프롬프트만으로 대화형 시뮬레이션이나 게임을 구현해내는 사례를 X(구 트위터) 등에서 공유하면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딥마인드는 이번 발표가 오는 5월 20~21일 마운틴뷰에서 열리는 연례 개발자 이벤트 ‘구글 I/O’를 앞둔 예고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체 기능 세부 사항은 I/O에서 좀 더 구체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과와 커뮤니티 반응만으로도, 제미니가 엔지니어링 중심의 생성형 AI 모델에서 사실상 ‘새로운 왕좌’를 차지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구글 딥마인드는 ‘실제 개발에 즉시 활용 가능한 가장 뛰어난 코딩 모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제미니 2.5 프로 I/O 에디션은 단순한 기술 과시가 아닌, 기존 생성형 AI 모델들이 지닌 실용성과 신뢰성 문제를 정면 돌파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AI 산업의 변화 속도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번 발표는 경쟁사들의 대응을 자극하며 본격적인 패권 경쟁에 다시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