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금융의 심장으로… 美 심포지엄서 '운영·보안·고객경험' 전방위 혁신 조명

인공지능(AI)이 금융 산업의 혁신 파트너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단순한 개념 검증 단계를 넘어, 실제 운영 현장에 도입되는 AI 기술이 금융사의 운영 효율은 물론, 보안과 고객 경험까지 전방위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AWS 금융 서비스 심포지엄'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이 행사에서는 스플렁크, AWS, IBM, 몽고DB 등 주요 기술 기업과 프루덴셜파이낸셜, 트루이스트은행 등 대형 금융회사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AI 도입의 성과와 과제를 논의했다. 이들은 일제히 AI의 확산이 단순한 기술 구현을 넘어 규제 대응, 신제품 개발, 운영 안정성과 같은 실질적 비즈니스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스코의 자회사 스플렁크는 AI 기반 보안 분석 시스템을 통해 금융권의 경고 피로도를 줄이고 실시간 의사결정 지원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AWS는 클라우드 기반 AI를 활용해 금융회사의 업무 혁신을 견인하는 ‘Blaze, Break and Push(개척하고, 경계를 넘어, 한계를 돌파하라)’ 비전을 제시했다. IBM 역시 AI 도입을 통해 금융사들의 사기 방지와 소비자 중심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몽고DB는 북미 상위 10개 은행 중 9곳이 자사 플랫폼을 사용 중이라고 밝히며, 벡터 검색, 생성형 AI 통합 등을 통해 금융업에 특화된 AI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몽고DB가 최근 인수한 보야지AI는 금융권에 특화된 임베딩 모델을 제공하며 신용평가, 법률 문서 분석, 코드 생성 등 업무 자동화를 현실화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 확산은 데이터 체계 정비와 보안 구조 혁신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도 강조된다. 예컨대 JFrog는 전체 소프트웨어 코드 중 80%가 제3자 소스에서 유입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AI 시대에는 소프트웨어 공급망 보안이 핵심 경쟁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로그4J, 솔라윈즈 등 과거 보안 사고 이후, 기업들의 이 같은 위험 인식은 대폭 강화된 상태다.

AI 도입의 성숙도 역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타타컨설턴시서비스(TCS)는 금융 고객이 이제는 초기 테스트 단계를 넘어 고도화된 플랫폼과 책임 있는 AI 운영 체계를 중심으로 실질 성과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여전히 구형 시스템, 인재 부족, 개인정보 보호 등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다.

규제 대응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스마시(Smarsh)는 이메일부터 인공지능 기반 커뮤니케이션까지 모든 디지털 상호작용을 저장·감시하는 기술을 통해 전 세계 수백 개 감독기관의 규제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AI가 불완전판매 모니터링이나 고객 불만 감지 등에도 활용됨에 따라 기술의 사회적 책임 또한 부각되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공통적으로 부각된 메시지는 명확하다. AI는 이제 금융 서비스 산업에서 실험적인 기술이 아닌 핵심 동력이 됐고, 이를 성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체계, 명확한 거버넌스, 그리고 보안을 아우르는 종합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산업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AI의 역할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