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업무 도우미 글린(Glean), 1조 400억 기업가치로 시리즈 F 2,160억 유치

기업용 인공지능(AI) 스타트업 글린(Glean)이 7억 2,000만 달러(약 1조 4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1억 5,000만 달러(약 2,160억 원) 규모의 시리즈 F 투자를 유치했다. 불과 9개월 전인 2024년 시리즈 E에서 2억 6,000만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가치를 46억 달러로 끌어올린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웰링턴 매니지먼트가 주도했으며, 코슬라 벤처스, 바이시클 캐피탈, 지오데식 캐피탈, 아처맨 캐피탈 등 새로운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알티미터, 제너럴 캐털리스트, 사파이어 벤처스, 세쿼이아 캐피탈을 포함한 기존 투자자들도 추가로 자금을 투입했다. 현재까지 글린이 확보한 누적 투자금은 약 7억 7,000만 달러(약 1조 1,000억 원)에 달한다.

2019년 미국 실리콘밸리 팔로알토에서 설립된 글린은 자연어 기반의 AI 검색 및 업무 도우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기술 인력뿐 아니라 일반 부서에서도 AI 에이전트를 쉽게 구축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점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글린 측은 이 플랫폼이 기업의 지식 탐색, 업무 자동화, 결과 창출에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한다.

회사는 빠른 사업 성장세와 함께 최근 연간 반복 매출(ARR)이 1억 달러(약 1,440억 원)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출시 후 불과 3년이 채 되지 않아 달성한 기록이다. 현재 고객으로는 부킹닷컴, 그램머리, 듀오링고, 도이치 텔레콤, 컨플루언트, 데이터브릭스 등 글로벌 유수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아르빈드 제인(Arvind Jain)은 “이번 투자 유치는 재정적 필요보다는 전략적 판단에 의한 선택”이라며 “신속한 실행과 비전 실현을 위한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확보한 자금은 제품 혁신, 파트너 생태계 확대 및 글로벌 진출 강화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글린의 급성장은 AI 분야가 여전히 벤처투자 시장에서 중심축임을 방증한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미국 벤처 자금의 절반 가까이가 AI 관련 기업에 집중되었으며 시리즈 D 이후 성장 단계 기업이 특히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분석된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업무 도구, 특히 AI 코딩 어시스턴트 제품에 대한 수요도 급증 중이다. 최근 AI 코딩 플랫폼 커서(Cursor)를 판매하는 애니스피어(Anysphere)는 9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기업가치가 99억 달러에 도달했다. 이는 1년 사이 세 번째 투자 라운드였다.

글로벌 자금 환경에서도 AI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2025년 1분기 글로벌 벤처 투자 중 무려 53%가 AI 분야에 집중되었으며, 투자 총액은 사상 최대인 596억 달러(약 85조 8,000억 원)에 달했다. 이와 같은 흐름은 AI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와 시장 전망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