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의 방향성을 가를 ‘확장성’ 경쟁이 클라우드와 데이터 인프라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데이터브릭스와 스노우플레이크 간의 치열한 주도권 경쟁, 이른바 '스노우브릭스(SnowBricks)' 전선은 단순 기술적 진보를 넘어 AI 인프라의 미래 전략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AI 워크로드가 증가하고 제품 개발 주기가 짧아지면서, 기업들은 더 이상 전통적인 분기별 기술 로드맵에 안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그 결과, AI의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아키텍처 재구성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데이터브릭스는 에이전트 중심의 ‘모델 콘텍스트 프로토콜’과 Unity 기반 플랫폼을 통해 유연한 확장과 데이터 이동 최소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스노우플레이크는 더 빠른 데이터웨어하우징과 단순화된 개발 환경으로 향후 폭발할 AI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더큐브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 데이브 벨란테는 “스노우플레이크와 데이터브릭스는 결국 같은 지점, 즉 AI 인프라의 의미론적 계층을 놓고 다른 경로로 접근하고 있다”며 “그 결과 이 둘의 충돌은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점은 확장 전쟁이 데이터와 컴퓨팅의 경계를 넘어, 실행 계층과 오케스트레이션 구조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를 외부 파트너에게 개방한 사례는 AI 인프라 공급 체계 다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의 지배적 위치에 국한되지 않고, AI용 연산 자원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메타의 스케일 AI에 대한 140억 달러(약 20조 1,600억 원) 투자와 글린(Glean) 등 신생 AI 업체들의 수십억 달러대 기업가치는 자본시장에서도 확장성과 관련된 기술력에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더큐브의 존 퓨리어는 “AI가 방대한 계산량과 복잡도를 요구하면서도, 여전히 신뢰성과 정확성의 과제를 안고 있다”며 “확장이 곧 신뢰와 직결되는 시대가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그리고 오픈소스 생태계까지 플랫폼 간 상호운용성에 대한 요구는 높아지고 있다. 연결성을 갖춘 에이전트와 메타데이터 중심의 처리 체계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API나 프로토콜이 가진 전략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확장 가능한 구축이 가능한 플랫폼이 장기적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경쟁은 단순 출시 전략이 아닌 생태계 통제권을 가르는 싸움이다.
더큐브는 오는 6월 20일 개최되는 ‘AI 인프라 리더 서밋’과 상반기 AWS 총정리 행사 등 주요 이벤트에서 AI 확장성의 다음 전개를 심층 분석할 예정이다. AI 보안, 데이터 신뢰성, 국방 및 금융 등 규제가 치열한 영역을 중심으로 ‘확장 가능한 AI’가 실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다룰 계획이다.
클라우드부터 에이전트 기반 개발 도구, 그리고 고급 연산 자원에 이르기까지, AI 확장은 산업 구조 전반을 재편하고 있다. 확장성이 기술 트렌드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지금, 데이터브릭스와 스노우플레이크의 경쟁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