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경쟁이 대형 언어모델(LLM) 개발 업체에만 국한되지 않는 가운데, 데이터브릭스는 올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 ‘데이터+AI 서밋’에서 AI 에이전트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자사 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한 새로운 툴과 데이터베이스 ‘레이크베이스(Lakebase)’를 공개하며, AI 에이전트가 미래 산업의 핵심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데이터브릭스는 AI 기반 분석 도구의 *민주화*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하고, 기존 분석가나 개발자만이 아닌 일반 비즈니스 사용자들도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데이터브릭스 CEO 알리 고드시(Ali Ghodsi)는 “현재로선 보편적이고 유능한 액션형 AI 에이전트가 실현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그 가능성에 대비해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드시는 새로운 데이터베이스인 레이크베이스를 AI 에이전트 중심으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자사에 인수된 '네온(Neon)'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베이스 중 70% 이상이 AI 에이전트에 의해 자동으로 생성되고 있으며, 이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30% 수준에 불과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데이터 인프라가 더 이상 사람만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AI 시스템을 위한 맞춤형 아키텍처로 진화하고 있다는 단면이다.
생산성과 규모에서 AI가 인간을 초월할 수 있다는 움직임 속에서도, 데이터브릭스는 ‘휴먼 인더 루프(Human in the Loop)’ 개념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고드시는 “책임 주체가 필요하기에 인간은 계속해서 감독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AI가 기업 내 전반에 스며들더라도 인간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메타는 자사 AI 기술 성과가 경쟁사에 뒤쳐졌다는 우려 속에서 과감한 반격에 나섰다.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는 데이터 라벨링 스타트업 ‘스케일AI’의 지분 절반 가까이를 약 2조 원(약 $14억) 이상에 매입하고, CEO인 알렉산더 왕(Alexandr Wang)을 자사 ‘슈퍼지능 연구소’ 수장으로 영입했다. 일각에서는 저커버그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FT), 구글(GOOGL)을 쫓기 위해 거의 ‘전쟁 모드’에 돌입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처럼 창과 방패가 교차하는 AI 전장은 모델 개발사만의 경쟁 구도가 아니라, 플랫폼, 데이터 인프라, 서비스 경험까지 아우르는 다층적인 격전을 벌이고 있다. 오픈AI가 연 10조 원(약 $100억)의 고정 매출 기반을 확보하고, 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각각 클라우드 우위를 기반으로 AI 전략을 확대하는 가운데, AI 에이전트의 시대는 단순한 도약이 아닌 진화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한편, 미국 클라우드 시장의 정책적 중요성도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AI 기반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만 펜실베이니아에서 약 28조 원($20억) 투자를 단행하며 클라우드를 *국가 전략 인프라*로 격상시켰다는 평가다. 실제 데이터와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AI 에코시스템의 주도권 다툼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