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스타트업 열풍 속에서 젊은 창업자들의 가능성에 베팅하는 벤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열린 ‘NYSE Wired 2025’ 행사에서 주요 투자자들은 AI 기술 혁신의 주도권이 대기업보다 빠르고 유연한 스타트업에 넘어갈 수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이들은 AI 네이티브 창업자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는 결정적 시점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카우보이 캐피털의 설립자이자 대표 파트너인 에일린 리는 “AI 스타트업은 기존에 복잡한 이해관계와 레거시를 떠안고 있는 대기업보다 시장 변화에 훨씬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특정 과제에 집중하고 집요하게 실행하는 능력에서 스타트업이 우위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어 “AI 기술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에서 기존 경험에 얽매이지 않은 젊은 창업자들이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접근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커스 벤처스의 대표 파트너 레이크 다이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AI 컴퓨팅 수요와 에너지 효율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녀에 따르면 AI 연산 수요는 최근 3년간 100배 넘게 증가했으며, 현재 주요 과제로는 컴퓨팅 리소스의 최적화와 에너지 소비 억제가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다이는 “산업별 특화 모델이나 엣지 환경에 적합한 솔루션 개발이 향후 AI 스타트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미노 캐피털의 수 쉬 대표는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기 위한 기본 조건으로 꾸준한 실적 성장을 꼽았다. 그녀는 “프레젠테이션이 아무리 인상적이어도, 18개월 이후 실제 매출이 없는 기업은 성장 단계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며 “스타트업들이 지나친 몸값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AI 기술 발전의 가속화로 인해 주니어 개발자들의 설 자리가 줄어드는 현실에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명의 투자자는 모두 ‘AI세대’라는 기술 문법에 익숙한 젊은 창업자들이 가까운 미래에 의미 있는 소비자 경험을 만들어낼 주인공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에일린 리는 “우리는 아직 진정한 AI 네이티브 소비자 플랫폼을 만나지 못했다”며 “챗GPT와 오픈AI가 소비자 기반 AI 기업의 시작이라면, 다음 주자는 이 흐름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 패러다임 전환기의 중심에 AI 스타트업 문화가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AI 스타트업 생태계는 현재 진입 장벽은 낮아지고 있으나, 진짜 승자는 치열한 시장과 기술 검증 단계를 통과한 후 확실한 수익 모델을 확보한 기업이 될 전망이다. AI 분야에 명확한 방향성과 실행력을 갖춘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벤처 투자자들의 안목이 시험대에 오른 시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