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응의 경고… “AI 규제가 혁신 막는다, 샌드박스에서 시작하라”

기업들이 인공지능 프로젝트의 안전성과 책임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커지는 가운데, AI 분야의 대표적 권위자인 앤드루 응(Andrew Ng)은 지나치게 엄격한 규제가 오히려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AI 전략 콘퍼런스 ‘VB 트랜스폼 2025’에 참석해, AI 도입 초기 단계에서부터 과도한 통제 장벽을 마련하면 실험과 학습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딥러닝닷에이아이(DeepLearning.AI) 창업자인 앤드루 응은 “AI 개발에서 가시성과 안전장치는 필수지만, 모든 프로젝트에 처음부터 이를 요구할 경우 엔지니어들이 자유롭게 실험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일수록 실험 승인을 받기 위한 복잡한 내부 절차가 혁신의 속도를 늦추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의 해결책은 ‘샌드박스 우선’ 전략이다. 즉, 샌드박스 환경에서 자유롭게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성공 가능성이 입증된 아이디어에 대해서만 이후 책임성 확보를 위한 통제 장치를 도입하라는 방식이다. 이는 민감한 정보를 다루지 않으면서도, 개발팀이 창의적으로 실험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돕는 접근법이다.

이 같은 샌드박스 방식은 최근 대기업들이 AI 에이전트 도입 시 활용하는 혁신 전략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세일즈포스(Salesforce)는 최근 AI 에이전트 성능 가시성을 높이기 위한 옵저버빌리티(관측가능성) 기능을 강화하는 등 이와 연계된 기술 투자를 확대 중이다.

앤드루 응은 AI 혁신의 핵심으로 ‘속도’를 꼽았다. 그는 “지난 1년간 AI는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며 “Windsurf나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 같은 코딩 에이전트의 도입으로 3개월 걸리던 프로젝트를 단기간에 완수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파일럿 프로젝트의 비용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며, 보다 많은 시도가 가능해졌음을 의미한다.

다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특히 능숙한 AI 엔지니어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그는 “기반 모델 개발에 특화된 인재의 경우 최대 1,440만 달러(약 207억 원)의 연봉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며 고급 인재 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수준에서는 이만큼의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실험 환경을 통해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앤드루 응의 ‘샌드박스 우선’ 전략은 아직 AI 도입이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많은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완벽한 통제를 전제로 한 개발보다는, 빠르게 설계하고 실험하며 필요한 지점에 책임성을 추가하는 유연한 접근이 보다 지속가능한 AI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