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데이터 플랫폼 기업 슈퍼애노테이트(SuperAnnotate)가 델 테크놀로지스 캐피털(Dell Technologies Capital)이 주도한 시리즈B 확장 투자 라운드에서 1,300만 달러(약 187억 원)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로 회사의 시리즈B 누적 투자금은 총 5,000만 달러(약 720억 원)에 달하게 됐다.
슈퍼애노테이트는 최근 메타(Meta)에 인수된 스케일AI(Scale AI), 그리고 10억 달러 규모 투자유치를 추진 중인 서지AI(Surge AI)와 경쟁하며 급성장 중인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AI 모델 개발자들이 고품질 학습 데이터를 수집·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AI 시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단순한 데이터의 양이 아닌 정확도 높은 데이터의 품질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슈퍼애노테이트는 초기에 데이터 라벨링 플랫폼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모델의 정교화, 반복 테스트, 성능 측정 등의 기능까지 아우르며 종합 데이터 개발 프레임워크로 진화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클라우드나 자체 시스템의 데이터를 연결해 협업 기반의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다양한 AI 모델의 결과를 비교하며 실제 운영환경에 배치하는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스케일AI 및 서지AI와 마찬가지로, 슈퍼애노테이트도 외부 프리랜서 주석자들과 협력하는 크라우드소싱 마켓플레이스를 운영 중이다. 주석 작업은 AI가 무엇을 학습하고 있는지를 가르치는 역할을 해 정밀한 모델 성능을 이끄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 회사는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바한 페트로시안(Vahan Petrosyan)이 박사과정 중 연구한 이미지 분할 기술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그는 "AI 개발은 거의 모든 산업에서 핵심 과제가 되었지만, 그 출발점인 학습 데이터 구축은 여전히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작업"이라며 "슈퍼애노테이트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객사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고객 수가 3배 증가했으며, 캐노바(Canva)와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등 기업들도 활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애노테이트는 생성형 AI, 멀티모달 모델, 에이전틱 AI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셋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크라우드소싱 기반의 라벨링 시스템은 일각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일부 레딧 사용자들은 플랫폼 내 작업자에 대한 낮은 보수 및 소통 불량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슈퍼애노테이트는 지난해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급속한 성장 과정에서 생긴 프로세스 단절이 원인"이었다며, 이후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델 테크놀로지스 캐피털의 엘라나 리안(Elana Lian) 파트너는 슈퍼애노테이트에 대해 "사람이 직접 라벨링한 고품질 데이터는 고도화된 AI 개발의 핵심"이라며 "대규모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가장 효과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플랫폼"이라고 평가했다.
슈퍼애노테이트는 이번 투자를 통해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시장 확장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AI 산업 전반에 걸쳐 데이터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고도화된 데이터 툴을 제공하는 슈퍼애노테이트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