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체 인공지능(AI) 모델인 ‘제미나이’에 새로운 학습 도구인 ‘가이드 러닝’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AI 기반 교육 기술 개발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서, 실제 학습자에게 개념을 깊이 이해하게 하려는 방향으로 AI 활용 방식이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구글이 8월 6일(현지시간) 발표한 ‘가이드 러닝’은 기존의 AI 챗봇처럼 정답을 내주기보다는, 사용자의 질문에 대해 단계적으로 개념을 풀어주고, 그 과정에서 설명을 덧붙이거나 시청각 자료 등을 활용해 보다 깊은 이해를 유도하는 기능을 갖췄다. 문제 해결 과정을 함께 생각해나가는 방식으로, 대화형 AI가 학습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AI 기반 교육 도구의 개념 자체가 단순 보조 도구에서 점차 디지털 튜터(가정교사) 쪽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이외에도 ‘제미나이’ 전반을 보다 교육 친화적으로 개선 중이라고 소개했다. 향후에는 복잡한 개념이나 주제를 다룰 때 자동으로 관련 이미지, 도표, 유튜브 영상 등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시각적 이해를 돕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학습자의 인지 부담을 줄이고, 정보 습득의 효율을 높이는 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구글 측은 이용자들이 단순히 ‘무엇’인지를 넘어 ‘왜’와 ‘어떻게’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능 추가는 오픈AI가 지난 7월 말에 공개한 AI 기반 학습 도구 ‘스터디 모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 오픈AI 역시 ‘AI가 진짜 학습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개념 파악과 자기주도적 사고를 유도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AI를 교육에 적용하는 데 있어 단순한 반복·복사 학습이 아닌, 사고력과 사고 구조를 길러주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업계 전반의 공통된 흐름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한편, 구글은 이번 발표와 함께 향후 3년간 미국 내 고등교육기관과 비영리단체에 AI 관련 교육 및 기술 지원을 위해 약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참여 기관들은 AI 교육 인프라를 확충하고, 관련 연구를 위한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 등도 제공받게 된다.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 7월에 교육 분야 AI 강화 차원에서 4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공언한 만큼, 글로벌 빅테크 기업 간 AI 교육 시장을 둘러싼 전략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 확산될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초중등 교육은 물론 고등 교육, 성인 학습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AI는 더 이상 정보 정리 도구가 아닌, 개별 학습자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는 ‘디지털 교육 동반자’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교육 정책, 교실 구조, 학습 콘텐츠 제공 방식의 변화도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