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산업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한 오픈AI(OpenAI)가 기업가치 5000억 달러(약 720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는 대규모 구주 매각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는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회사에 직접적인 자금 유입은 없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 오픈AI의 위상을 재확인한 계기가 되고 있다.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번 구주 매각은 오픈AI의 현직 및 전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벤처 투자사인 스라이브 캐피털(Thrive Capital)이 투자 선도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스라이브 캐피털은 지난해 오픈AI의 1570억 달러(약 226조 원) 기업가치 기준 66억 달러(약 9조 5000억 원)의 투자를 주도했던 바 있다. 아직 판매될 지분의 규모나 다른 참여 투자자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오픈AI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구주 매각 형태의 자본거래를 진행해왔다. 초기 거래는 2022년 11월, 챗GPT(ChatGPT)가 처음 공개됐을 무렵에 성사됐으며 당시 기업가치는 200억 달러(약 29조 원)에 불과했다. 이번 거래는 그 가치가 무려 25배로 뛰었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이번 평가는 오픈AI가 곧 공개할 것으로 예고한 차세대 모델 GPT-5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으며, 실제로 오픈AI는 최근 X(옛 트위터)를 통해 GPT-5 발표 이벤트를 암시했다. 로이터는 GPT-5의 초도 테스터들이 모델의 과학, 수학, 코딩 성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으나, GPT-3에서 GPT-4로의 비약적인 발전보다는 점진적인 향상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오픈AI는 이번 GPT-5 개발에서 데이터 확보의 한계와 하드웨어 장애라는 이중 난관에 맞서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기술적 장벽에도 불구하고, 최고경영자(CEO) 샘 알트먼(Sam Altman)은 GPT-5가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연산 시간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스마트한 대화형 알고리즘이 될 것이라며, 사용자 경험의 간소화를 약속했다.
GPT-5는 챗GPT의 무료 및 유료 버전 모두에 탑재될 예정이며, 특히 유료 이용자에게는 향상된 기능이 제공될 예정이다. 이같은 프로덕트 확장 전략은 오픈AI가 직면한 수익화 과제에도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CNBC는 오픈AI의 연간화 수익이 지난 6월 100억 달러(약 144조 원)에서 최근 130억 달러(약 187조 원)로 증가했으며, 연말까지 200억 달러(약 288조 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생성형 AI 업계의 다른 주요 업체들도 대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앤트로픽(Anthropic)은 최대 1700억 달러(약 245조 원)의 가치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본 조달을 계획하고 있으며, 미스트랄AI(Mistral AI)는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 확보를 추진 중이다. 코히어(Cohere) 역시 기업가치 65억 달러(약 9조 3000억 원) 이상을 목표로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오픈AI의 구주 매각 협상은 생성형 AI 시장이 여전히 뜨거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음을 방증하며, 향후 AI 대기업 간 경쟁 구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