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5, AI 보안 강자 캘립소AI 2,600억에 인수… ‘레드팀·추론 방어’ 기술 확보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애플리케이션 딜리버리 및 보안 솔루션 기업 F5는 AI 보안 기업 캘립소AI(CalypsoAI)를 인수하며 자사의 보안 역량을 대폭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2025년 F5의 네 번째 M&A 사례로, 거래 금액은 1억 8,000만 달러(약 2,592억 원)에 달한다.

2018년에 설립된 캘립소AI는 AI 보안 솔루션 분야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한 글로벌 선도 기업이다. 일반적인 AI 모델 보안뿐 아니라 레드팀 테스트, 데이터 유출 방지, 공격 탐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유럽 더블린에 본사를 둔 이 기업은 기업 고객이 실무 환경에서 적응형 보안 역량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를 제공해왔다. F5는 이번 인수를 통해 캘립소AI의 기술과 인재를 Application Delivery and Security Platform(ADSP)에 통합하고, 멀티클라우드 및 하이브리드 환경에서도 끊김 없는 AI 보안을 제공할 계획이다.

F5 최고제품책임자인 존 매디슨(John Maddison)은 “이번 인수는 AI 보안 리더십을 확보하려는 F5 전략의 핵심”이라며 캘립소AI를 20여 개 AI 보안 업체 중 가장 적합한 파트너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캘립소AI의 레드팀 기능이 수천 개의 새로운 공격 패턴을 매월 탐지할 수 있다는 점과 추론(inference) 보안 부문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방어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F5는 최근 들어 보안 포트폴리오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에만 멘티스넷(MantisNet), 플래치(Fletch), 릭시그널(LeakSignal) 등 AI 및 클라우드 네이티브 분야에서 기술 전문 기업들을 연달아 인수해왔다. 이들 기업의 기술은 실시간 네트워크 인텔리전스, 가상 보안 운영 센터(SOC), AI 데이터 거버넌스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F5는 이번 캘립소AI 인수를 통해 보안 기술의 폭은 물론 글로벌 AI 인재 확보까지 달성하게 됐다.

F5가 이번 인수에서 특히 기대하는 점은 캘립소AI가 보유한 CVE AI 데이터베이스와 모델 리더보드 기능이다. 이 리더보드는 생성형 AI 모델의 보안성과 복원력, 성능을 평가하고, 기업 보안 책임자들이 안정적인 AI 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매디슨은 “최근 많은 고객들이 AI 보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며 “캘립소AI의 레드팀 도구와 리스크 점수를 통해 곧바로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F5는 전통적으로 애플리케이션 전송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온 기업으로 평가됐지만, 최근 몇 년간 보안 시장으로의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F5는 보안 벤더로서의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AI 시큐리티라는 성장 시장에서 새로운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F5의 현재 시장 가치는 약 200억 달러 수준이지만, AI 보안 시장에서 일정한 점유율만 확보하더라도 실적에 대한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