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케이션 보안 전문기업 F5(FFIV)가 인공지능(AI) 보안 스타트업 칼립소AI(CalypsoAI)를 1억8,000만 달러(약 2,592억 원)에 전격 인수한다. F5는 이번 인수로 AI 기반 워크로드 보호 역량까지 포트폴리오에 통합함으로써 기업용 사이버보안 시장 내 AI 기반 공격 대응 카드를 강화하게 됐다.
F5는 최근 분기 매출 7억8,000만 달러(약 1조 1,232억 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인수는 클라우드 시대에 맞춘 애플리케이션 보안 전략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는다. 칼립소AI는 AI 환경 전용 보안 솔루션 ‘인퍼런스 플랫폼(Inference Platform)’을 개발한 스타트업으로, 데이터 유출이나 모델 오작동을 유도하는 악의적 프롬프트를 탐지하고 막아낼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해왔다.
인퍼런스 플랫폼은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해커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프롬프트 패턴을 자동으로 생성하고, 이를 통해 시스템의 허점을 찾아낸다. 기업은 이를 활용해 AI가 민감 정보를 유출할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하거나, 악성 입력으로 인해 시스템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방어 사전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이 플랫폼에는 세 가지 주요 기능이 포함돼 있다. ‘디펜드(Defend)’ 기능은 AI가 규제 위반 혹은 개인 정보를 포함한 민감 데이터를 생성하지 않도록 가드레일을 설정할 수 있게 지원한다. 예를 들어, 금융회사는 고객 상담 챗봇이 실수로 신용카드 번호를 출력하지 않도록 설정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기능인 '옵저브(Observe)'는 AI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모니터링하고, 보안 사고 발생 시 분석을 위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프랑수아 로코-도누(François Locoh-Donou) F5 최고경영자(CEO)는 "AI는 기업 네트워크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방어해야 할 경계도 확장되고 있다"며 "기존 방화벽이나 단편적인 보안 솔루션만으로는 더 이상 대응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F5는 칼립소AI의 플랫폼을 자사 핵심 제품군인 애플리케이션 전송 및 보안 플랫폼(Application Delivery and Security Platform)에 통합해 시장 내 차별화된 통합 보안 스택을 완성할 계획이다. 해당 플랫폼은 이미 분산 서비스 거부(DDoS) 공격 차단, 앱 취약점 분석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는 바, 칼립소AI의 기술이 이를 보완하게 된다.
이번 인수는 F5가 지난달 클라우드 네트워크 가시성 전문기업 만티스넷(MantisNet)을 인수한 데 이은 두 번째 AI 전략 투자다. 당시에도 F5는 만티스넷의 데이터를 클라우드 데이터 흐름 모니터링 기능에 통합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연달아 이뤄진 AI 보안 및 가시성 기업들의 인수는 F5가 전통적인 애플리케이션 보안을 넘어서 AI 중심 보안 환경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