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지난 11월 미국 내 판매량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주요 요인은 세금 혜택 종료와 신차 수요 둔화로 판단된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5년 11월 한 달 동안 미국에서 총 3만9천800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인 5만1천513대에 비해 약 23% 줄어든 수치로, 2022년 1월 이후 3년 10개월 만의 최저치다. 테슬라는 미국 전기차 판매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이 같은 부진은 업계 전반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고전의 배경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는 미국 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다. 전기차 구매 시 최대 7천500달러(약 1천100만 원)의 세금 감면을 받을 수 있었던 제도가 지난 9월 종료되면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급감했다. 둘째는 테슬라 자체의 제품 전략 변화다. 회사는 10월부터 기존 모델Y와 모델3의 저가형 버전인 ‘스탠더드 모델’을 출시했지만, 이 차량은 기존 대비 5천달러가량 저렴함에도 세액공제 혜택을 상쇄하기에 부족했고, 결과적으로 판매 촉진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시장 분석 담당자 스테퍼니 발데스는 “스탠더드 모델이 프리미엄 모델, 특히 모델3의 수요를 잠식하는 부작용도 확인된다”며 가격 인하 전략의 한계를 지적했다. 즉, 신규 수요 창출보다는 기존 수요의 이동에 그쳤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전체 전기차 시장 내 영향력은 점유율 증가로 드러났다. 11월 미국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41% 이상 감소했지만, 테슬라의 점유율은 43.1%에서 56.7%로 오히려 커졌다. 이는 세액공제 종료에 따른 타격이 테슬라보다 다른 업체들에 더 크게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경쟁 업체들이 더욱 큰 판매 감소를 겪음에 따라, 테슬라의 상대적인 입지는 강화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전기차 보급이 정부 정책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지금과 같은 시장 환경이 이어질 경우, 수익성과 생산 규모 기반의 기존 전략보다는, 가격 경쟁력과 보조금 유무를 반영한 섬세한 제품 구성 전략이 카메이커들의 핵심 경쟁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를 비롯한 업체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