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의 투자 부문인 비전펀드가 전체 인력의 최대 20%를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손정의 회장이 인공지능(AI) 분야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조직 내 효율화를 추진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9일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비전펀드가 약 50여 개 직책을 줄일 가능성이 있으며, 현재 총 직원 수는 약 282명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2019년 회계연도 기준 480명에 이르던 인원이 점진적으로 약 40% 줄어든 상태에서 추가적인 감축이 논의되고 있는 셈이다. 소프트뱅크 측은 정확한 조정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AI와 첨단 기술에 대한 장기적 투자 전략을 최적화하기 위해 조직 재조정을 지속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인력 감축 논의는 손 회장의 급격한 AI 투자 확대와 궤를 같이한다. 최근 챗GPT 개발사인 미국 오픈AI에 약 300억 달러를 투입했고, 미국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인 암페어 컴퓨팅도 65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오픈AI에는 누적 약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도체와 AI 등 기술 분야에 대한 전방위적 투자를 통해,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의 미래를 재구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프트뱅크는 오픈AI, 미국 오라클 등 글로벌 IT기업들과 협력해 미국 전역에 5천억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여기에 더해 손 회장은 1조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AI 산업단지 조성 계획도 구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의 협력도 타진하고 있다.
한편, 비전펀드는 2017년 1천억 달러 규모로 출범해 다양한 기술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왔지만, 일부 투자 실패로 조정 국면을 맞은 바 있다. 최근에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신성장 동력을 AI 분야에서 확실히 확보하겠다는 전략 아래 인력 구조조정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정비 작업은 단기적으로는 내부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과 반도체 중심의 차세대 기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소프트뱅크의 체질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향후 글로벌 AI 투자 흐름의 전개 방향에 따라, 소프트뱅크의 승부가 성공적인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