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전 세계 스타트업 투자 시장의 중심에는 단연 인공지능(AI)이 있었다. 특히 잇따른 대형 투자 유치에 나선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요 벤처 투자사들은 활발하게 자금을 집행하며 시장 장악력을 넓혔다. 이 가운데 앤트로픽(Anthropic)의 130억 달러(약 18조 7,000억 원) 규모 시리즈 F 유치를 중심으로, 대규모 후속 투자에 참여한 투자사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크런치베이스의 집계에 따르면, 3분기 가장 활발한 투자를 주도한 기관은 인사이트 파트너스로, 무려 19건의 거래에서 리드 또는 공동 리드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데이터브릭스(Databricks)의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 투자와 법률기술 유니콘 파일바인(Filevine)의 2억 6,000만 달러(약 3,700억 원) 시리즈 E 라운드 등 굵직한 자금 집행을 책임졌다. 이어 액셀과 제너럴 캐털리스트, 피크 XV 파트너스(구 세쿼이아 인도 및 동남아 법인) 등도 다수 건의 리드 투자를 이끌며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자금 집행 규모 측면에서도 천문학적 금액이 오갔다. 앤트로픽의 시리즈 F 라운드에 공동 리드로 참여한 피델리티, 아이코닉 캐피털,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는 이번 분기 가장 많은 투자를 단행한 기관으로 꼽혔다. 이외에도 안드리센 호로위츠와 인사이트 파트너스 등은 각각 10억 달러 이상 규모의 복수 라운드에 참여하며 주목받았다.

씨드 이후 단계 투자에서도 눈에 띄는 행보가 이어졌다. 특히 와이 콤비네이터는 후속 투자에서 가장 활발한 참여 기록을 남기며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냈다. 자사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출신 스타트업이 라운드를 진행할 경우 리더가 아닌 팔로우온 투자자로 다수 참여해, 총 30건 이상의 딜을 성사시켰다. 같은 부문에서 제너럴 캐털리스트와 안드리센 호로위츠가 29건으로 공동 2위, 인사이트 파트너스와 액셀이 각각 25건, 24건으로 뒤를 이었다.

씨드 투자는 여전히 와이 콤비네이터가 절대 강자다. 3분기 최소 218건의 씨드 투자를 단행하며 전 분기 대비 증가세를 보였지만, 전년 대비로는 소폭 하락했다. 그 뒤를 이은 기관으로는 테크스타스와 앤틀러가 이름을 올렸다. 크런치베이스는 해당 부문의 순위를 통해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히 초기 창업 기업에 투자하는 기관들이 여전히 시장을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이번 분기 통계에서 드러난 공통점은 주요 리드 및 팔로우온 투자자들이 인공지능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대형 투자사 대부분은 이미 유망 AI 스타트업에 다량의 자금을 집행하고 있으며, 최근 급등한 기업가치를 배경으로 추가 투자 유치와 함께 빠른 시간 내 엑시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남은 연말에도 이들 중심의 대형 자금 유입이 이어지며, AI 중심의 투자 트렌드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