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의 진화가 기업 경영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꾸고 있는 가운데, 기업 감사와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열린 ‘Audit & Beyond 2025’ 행사에서는 AI 기반 리스크 인텔리전스가 기존의 복잡한 감사 구조를 뛰어넘는 전략적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기업들이 이전까지 활용하던 단순한 컴플라이언스 중심의 감사 시스템에서 벗어나, 보다 일관성 있고 통합된 리스크 판단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휴매나(Humana)의 최고 감사 및 리스크 책임자인 에린 바넷은 모든 데이터를 한 공간에 통합해서 핵심성과지표(KPI)와 핵심위험지표(KRI)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전까지는 여러 분산된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추출하고 해석하는 데 불필요한 시간과 자원이 소모됐지만, AI 플랫폼을 통해 시간과 비용 모두 절감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감사 소프트웨어 기업 오딧보드(AuditBoard)의 최고 고객 책임자 저스틴 그린버거는 AI를 활용한 자동화가 진행되면서 이제 조직 내 의사결정은 감성 지능과 전략적 통찰력이 중심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 도입 이후 감사 조직 내 협업 역량이 기업의 성숙도 곡선에서 주요 지표가 되고 있다”며, 이미 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략적 접근을 시도하는 조직들이 빠르게 성숙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AI 기반 리스크 인텔리전스의 핵심이 단순 수치를 다루는 분석가들을 전략적 조력자로 탈바꿈시키는 데 있으며, 이는 조직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반복적인 작업을 줄이고, 직관적 분석과 해석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짐으로써 경영진에게 더 명확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술의 수용 속도가 증가하는 만큼, 이에 맞는 거버넌스와 통제 구조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린 바넷은 “AI 도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자리잡았지만, 기업이 이를 책임 있게 관리하고 이끌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조직 내 리더들이 앞장서서 학습과 혁신을 이끄는 한편, 적절한 규제 안에서 AI를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대담은 실리콘앵글(SiliconANGLE) 미디어의 라이브 방송 플랫폼인 더큐브(theCUBE)에서 생중계됐으며, AI 기술이 감사 분야에 가져올 파장은 단기적 혁신을 넘어서 장기적인 전략적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인됐다. 기업 감사팀이 이제 더 이상 관리 방어선에 머무르지 않고, 통합 리스크 전략의 핵심 참여자가 되어가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