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기업 내 리스크 관리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특히 AI를 활용한 통제 체계 재정비가 내부 감사 기능을 강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데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리스크 관리를 단순한 사후 점검이 아닌, 전략적 경쟁 우위로 전환시키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감사솔루션 기업 오딧보드(AuditBoard)의 수석 감사 고문 리처드 체임버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AI의 도입은 시작이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전략과 목적이 명확하지 않으면, 리스크 관리 체계는 일관성을 잃고 '영구 파일럿 상태'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시 말해, 기술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조직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뚜렷한 전략과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 오딧보드는 AI 기반 감시 체계 혁신을 선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수일에서 수주 걸리던 내부 감사 데이터를 AI 모델을 통해 단시간에 분석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과거 경험이나 직관에 의존하던 감사 방식과는 다른, 정제된 데이터 중심의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는 셈이다.
체임버스는 “AI가 가진 잠재력은 기회만큼이나 위험도 크다”며 “이 때문에 이사회 차원의 전면적인 의지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사회의 명확한 관여와 지지는 안정적 도입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작용하며, 명확한 리스크 감수 한도와 전략 지표 설정이 AI의 본격 활용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AI 도입의 현황에 대해 오딧보드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간 수준의 성숙도 함정’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초기에는 기술 전개가 빠르게 이뤄지지만, 예상과 다른 입력값이 들어오면 곧바로 신뢰를 잃고 퇴보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를 극복하려면, 지속 가능한 전략적 추진력과 관리자층의 강도 높은 후원이 필요하다고 체임버스는 조언했다.
AI 기반 리스크 신호 감지는 앞으로 기업 감사 전략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속한 인사이트와 판단이 가능해지면, 감사팀은 제한된 인력과 자원 내에서도 훨씬 정교한 분석과 예측을 수행할 수 있다. 체임버스는 “감사 전문가들이 가장 목말라했던 것이 바로 이런 역량”이라며 “기술적 진보를 통해 인식과 실행 간 격차를 줄이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AI 기술이 경영 리스크를 자동으로 탐지하고 평가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함에 따라, 감사 담당자를 포함한 전사적 리더십의 역할도 함께 변화하고 있다. 단순한 감시의 수준을 넘어, 예측 분석과 사전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데 중심축이 AI로 이동하는 경향은 날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곧, 향후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 AI가 결정적 요소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