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주요 지수가 엇갈리는 흐름을 나타냈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신제품 공개가 시장 전반의 투자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며 기술 업종이 급등한 반면, 전통적인 대형 우량주는 소외되며 혼조세가 형성됐다.
11월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전날보다 소폭 하락한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6.40포인트(0.01%) 하락한 46,239.01에 마감했고, 반면 S&P500지수는 43.68포인트(0.66%) 오른 6,646.67, 나스닥지수는 313.39포인트(1.41%) 급등한 22,586.47로 장을 마쳤다.
이번 증시의 상승세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발표한 AI 모델 '제미나이 3.0'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구글이 자체 반도체(TPU)를 이용해 외부 하드웨어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AI 시스템의 성능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한 점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에 따라 알파벳의 주가는 이날 6% 넘게 급등했고, 기업가치는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미국 증시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반면 경쟁사인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 구조에 의존해온 이들 기업은 구글의 새로운 시스템으로 향후 시장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영향으로 엔비디아의 주가는 0.61%, MS는 0.75% 하락했다.
다른 기술기업들도 제미나이 효과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다. 브로드컴은 7% 넘게 뛰었고, AMD(선도 반도체 기업)와 마이크론테크놀러지도 각각 4%대와 7%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종 전반의 흐름을 보여주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3.30% 올랐다. 특히 브로드컴은 구글의 TPU 제조를 지원하는 핵심 파트너로, 향후 AI 산업의 새로운 공급망 구조에서 존재감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통 제조업이나 헬스케어 등 기술 외 분야는 상대적으로 잠잠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시가총액 1조 달러를 처음 넘어선 제약기업 일라이릴리는 이날 0.33% 하락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미국 내 휴일 시즌(추수감사절연휴)을 앞두고 일부 투자자들이 거래에서 빠진 영향도 있었지만, 업종별 차별화가 더욱 두드러진 모습이다.
이러한 흐름은 AI 기술의 진보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증시 내 자금 흐름까지 바꿔놓는 전환점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에도 빅테크 기업 간의 기술 우위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재조정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구글의 수직 계열화된 AI 전략은 AI 산업 구조의 패러다임 자체를 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