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 수학 추론 분야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하모닉AI(Harmonic AI)가 최근 시리즈 C 투자 라운드를 통해 1억 2,000만 달러(약 1,728억 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기업 가치는 14억 5,000만 달러(약 2조 880억 원)로 평가받으며, 자사 핵심 기술인 AI 수학 추론 엔진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의 상용화와 고도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하모닉AI는 로빈후드(Robinhood)의 공동 창업자 블라드 테네브(Vlad Tenev)와 공동 창립된 기업으로, 2023년 설립 이후 사람 수준 이상의 추론 능력을 갖춘 ‘수학적 초지능(Mathematical Superintelligence)’ 개발을 목표로 해 왔다. 주력 제품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수학 공식화 언어인 Lean 4 기반 프로브 어시스턴트를 활용해 자연어 기반의 수학 문제를 정확하게 증명 가능한 형식으로 변환하는 기능을 갖췄다.
이 회사의 특징은 웹 크롤링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AI가 스스로 문제-증명 쌍을 만들어내는 ‘자기 학습 루프(SP Loop)’ 방식을 채택한 점이다. 이를 통해 아리스토텔레스는 간단한 연습 문제부터 고난이도의 수학 정리까지 스스로 학습해가며, 결과적으로 IMO(국제수학올림피아드) 수준의 성과를 내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아리스토텔레스는 최근 IMO에서 골드메달 수준의 문제를 해결하며 뛰어난 수학 이해능력을 입증했으며, 현재는 API 형태로 일반 연구자와 수학자에게 개방돼 다양한 학계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자연어 처리 입력 지원, 보조 정리 자동 생성,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선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며 사용자 접근성과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이번 라운드는 리빗 캐피털(Ribbit Capital Management)이 주도했고, 세쿼이아 캐피털, 인덱스 벤처스, 클라이너 퍼킨스, 에머슨 컬렉티브 등이 참여했다. 블라드 테네브 하모닉AI 공동 창업자는 "아리스토텔레스는 수학과 양적 분석 분야 전반에서 초지능이 어떤 혁신을 만들어낼지 보여주는 실례"라며, 이번 투자가 AI 추론 기술의 정밀성과 신뢰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하모닉AI는 2024년 9월 시리즈 A로 7,500만 달러(약 1,080억 원), 2025년 7월 시리즈 B로 1억 달러(약 1,440억 원)의 투자를 받으며 빠른 속도로 가치 평가를 끌어올린 바 있다.
AI가 인간 이상의 수학적 논증을 수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제 모델로 보여준 하모닉AI는, 수학적 정밀성이 핵심인 과학 연구, 금융, 의학 등의 분야에서 ‘신뢰 가능한 AI’의 역할을 확대해갈 것으로 기대된다. AI 환각 문제(hallucination) 해결이라는 목표를 기치로 내건 이 스타트업의 행보는, 앞으로 정형 논리 기반 AI 분야의 기술적 지형을 재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