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공지능(AI) 부문을 총괄해온 존 지아난드레아 수석 부사장의 퇴임을 공식화하면서, AI 조직 전반에 걸쳐 대규모 인사 개편에 나섰다. 이는 애플이 AI 경쟁에서 주요 기술 기업들에 비해 뒤처졌다는 평가를 의식한 결과로 해석된다.
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애플이 수년간 AI 전략을 이끌어온 지아난드레아가 물러나고, 그 자리에 아마르 수브라마냐를 선임했다고 보도했다. 수브라마냐는 구글의 AI 조직 '딥마인드'와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으로, AI 연구와 시스템 구축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새롭게 AI 부문을 이끌 수브라마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총괄 수석 부사장인 크레이그 페더리기에게 보고하게 된다.
지아난드레아는 원래 구글에서 AI 부문을 책임지다가 2018년 애플에 합류했다. 이후 '시리(Siri)' 등 애플 전반의 인공지능 기능을 총괄해왔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애플 AI 기술의 발전이 정체 상태에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젬니(Gemini),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등 경쟁사들이 빠르게 생성형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애플은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해 자사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발표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인 개인화된 시리 업그레이드는 출시가 지연되는 등 성과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아난드레아의 리더십에 대한 내부 평가가 변화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결국 이번 인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애플 측은 이번 조직 개편에 따라 수브라마냐가 기초 AI 모델 연구, 기술 안전성 확보 등을 총괄하게 되며, 기존 지아난드레아 산하의 일부 부서는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사비 칸의 관리 아래 재편된다고 설명했다. 지아난드레아는 내년 봄 공식 은퇴 전까지 고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 변화는 애플이 AI 전략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타사 주도하에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AI 경쟁 구도 속에서, 애플도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면 재정비에 나선 셈이다. 향후 수브라마냐가 이끄는 새로운 AI 조직이 어떤 성과를 낼지가 업계의 주요 관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