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앞다퉈 인공지능(AI) 도입에 나서고 있지만, 낡은 데이터 시스템과 인프라 비용 부담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AI 기반 에이전트가 확산되면서 데이터 정합성과 수집 방식에 대한 전면적인 재구성이 요구되고 있다. AWS 리인벤트 행사에서 클린트 샤프(Clint Sharp) 크리블(Cribl) 최고경영자(CEO)는 기업의 AI 대비 태세에 대한 현주소와 해결 과제를 진단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샤프 CEO는 "대형 기업일수록 경영진과 기술 구매를 실행하는 부서 간의 괴리가 크다"면서, "일부 최고경영자(CEO)는 ‘AI에 올인’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법무나 컴플라이언스 부서는 여전히 AI 도입을 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이런 신중론도 점차 약해지고 있으며, 결국은 '에이전틱(agentic) 시대'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에이전트가 약속하는 생산성 증대 효과는 분명하지만, 그에 따른 데이터 인프라의 확장 비용도 만만치 않다. 샤프에 따르면, 오늘날 기업 데이터 볼륨은 연평균 30%씩 증가하고 있고, 인프라는 이를 감당하기에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태다. 여기서 AI 에이전트가 쏟아낼 수백 배의 쿼리와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감당하려면, 로그 수집 시스템도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해야 한다는 문제가 따라온다.
그는 “인간이 검색창에 입력하던 행동을 이제 AI가 자동화하게 되면, 쿼리 수도 5배, 10배, 20배로 불어나는 셈인데 그걸 모두 수용하려면 인프라 지출은 감당이 안 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단순히 성능만 보고 ROI(투자 수익률)를 기대한다면 큰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크리블은 로그 데이터를 단순히 수집하기보다, 미리 필터링하고 리라우팅하며 구조화하는 방식으로 처리 효율을 개선하는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이런 접근법은 쿼리 처리량은 늘리되 로그 스택의 확장은 억제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향후 AI 에이전트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려면 비정형 로그가 아니라, 의미가 구체적으로 정의된 구조화 데이터와 이를 수용할 현대적 레이크하우스(data lakehouse) 아키텍처가 필요하다고 샤프는 강조한다.
그는 “데이터는 반드시 구조적이고, 의미 체계가 잘 정리돼야 한다. 그래야 에이전트가 데이터를 제대로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다”며 “컴플라이언스 부서가 아직 AI 도입을 억제하고 있더라도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해야 실제 도입 시점에 제대로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를 향한 시장의 기대가 고조되는 가운데, 기업의 데이터 전략은 이제 기술적 선택이 아닌 경영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분산 로그 인프라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