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인간형 로봇 개발을 위한 인공지능 훈련에 대규모 인력을 투입하며 ‘인간형 AI’ 경쟁에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 전역에 설치된 로봇 훈련 센터에서는 수백 명의 청년 노동자들이 가상현실 장비와 외골격 장치를 착용한 채, 일상 가사와 작업 동작을 반복 수행하며 데이터를 생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중국이 embodied AI, 즉 물리적 형태를 가진 인공지능 분야에서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기술 스타트업들은 이들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기록해 수천 개의 동작 데이터 세트를 구축하고 있다. 해당 데이터는 로봇이 옷 개기, 전자레인지 문 열기, 블록 쌓기 등 세밀한 작업을 학습하는 데 사용된다. 상하이 소재 로봇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한 대학생은 스스로를 ‘사이버 노동자(cyber-laborer)’라고 부르며 "지루하긴 해도 괜찮은 알바"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에는 이 같은 훈련 센터가 40곳 이상 설립됐고, 그중 절반은 완전히 가동 중인 상태다.
로봇은 대형 언어모델과는 달리, 인터넷에서 정보를 단순 수집해 학습할 수 없다. 시각, 관절 움직임, 회전 등 복합적이고 현실 기반의 데이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거대한 데이터 수집 체계를 마련하고, 로봇 교육을 위한 국가 주도형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이다. 베이징에 위치한 한 대형 훈련 센터는 1만 제곱미터가 넘는 규모로, 직원 수백 명이 자동차 조립, 노인 돌봄 등 16가지 직무에 대한 로봇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후베이의 또 다른 시설에서는 로봇에게 셔츠 다리기와 식탁 닦기 등 집안일을 가르치고 있다.
중국 로봇 산업의 성장은 강력한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한다. 지역 정부는 클라우드 컴퓨팅 경비와 대학 특화 과정 등에 보조금을 제공하고, 할당된 국가 기금을 통해 소규모 스타트업까지 지원한다. 이는 전기차 산업에서 성공을 거둔 국가 주도형 성장 모델을 로봇 분야에 적용한 사례다. 이에 반해 미국은 주로 민간 중심의 벤처 투자 구조에 의존하고 있어 규모 면에서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테슬라도 일부 인력을 통해 훈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지만, 중국만큼 체계적이진 않다.
미국 UC버클리의 로봇공학자 켄 골드버그는 이 같은 중국 방식이 흥미롭지만 속도 면에선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이 훈련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모으는 방식은 매우 느리기 때문에 방대한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시뮬레이션 기반의 합성 데이터나 현장 실시간 수집 방식에도 투자를 확대하는 만큼, 장기 관점에서는 유의미한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전 세계 인간형 로봇 시장은 2025년까지 380억 달러(약 54조 7,000억 원)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다. 현재 중국에는 AGIBo, 유니트리(Unitree), 갤럭시 제너럴 로봇(Galbot) 등 150개 이상의 인간형 로봇 스타트업이 존재하며, 일부는 이미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그만큼 현지의 embodied AI 산업은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진화 중이다.
중국이 인공지능 기술의 ‘형체화’를 실현하기 위해 선택한 대규모 인적 훈련 전략은, 생성형 AI의 대항마로서 인간형 로봇 시대를 여는 중요한 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