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색스(David Sacks) 백악관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PCAST) 공동의장 겸 AI·크립토 차르가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업그레이드 비용을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제기했다.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생기는 발전·송배전 비용을 가계와 소상공인에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백악관은 3월 4일 Ratepayer Protection Pledge에서 아마존($AMZN), 구글(Google), 메타(Meta), 마이크로소프트($MSFT), 오픈AI(OpenAI), 오라클(Oracle), xAI가 서약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신규 발전 자원을 짓거나 확보하고, 전력 공급 인프라 업그레이드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
서약의 핵심은 별도 요금 체계다. AI 기업과 하이퍼스케일러가 전력회사, 주 정부와 별도 요금 구조를 협상하고, 데이터센터용 전력과 관련 인프라 비용을 실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내는 방식이다.
백악관은 서약 페이지에서 이 장치가 미국 가계의 전기요금 인상을 막고 전력망 복원력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전기를 직접 조달하고, 필요할 경우 잉여 전력을 주변 전력망에 보탤 수 있다는 구상도 담겼다.
7월에는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7월 23일 발표에서 서약이 주지사, 주 의회, 개발사, 전력 공급자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백악관 서약 페이지는 참여 조직이 300곳을 넘고, 미국 가정과 기업에 공급되는 전력의 80%, 미국인 2억6300만 명을 포괄한다고 적었다. 전력망 비용 논쟁이 개별 기업의 약속을 넘어 주 정부와 전력 규제 체계로 번지고 있다는 뜻이다.
논쟁은 결국 누가 비용을 내느냐에 걸려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고, 전력망이 이를 감당하려면 발전 설비와 송전선, 변전 설비 투자가 뒤따른다.
색스의 주장은 수요를 만든 기업이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쪽에 가깝다. 이는 AI 인프라 확대를 막기보다 지역 전기요금 반발을 줄이는 비용 배분 문제로 읽힌다.
기업들도 비슷한 메시지를 냈다. 구글은 3월 4일 발표에서 데이터센터 성장에 따른 전력·인프라 비용을 100%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도 1월 13일 ‘커뮤니티-퍼스트 AI 인프라’ 발표에서 데이터센터가 지역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도록 관련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했다. 앤스로픽(Anthropic)은 2월 11일 발표에서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기요금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서약의 강제력에는 의문이 붙는다. 로이터는 7월 24일 보도에서 소비자단체와 행정부 비판론자들이 이 서약을 ‘empty promise’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제시 리(Jesse Lee) 클라이밋파워 선임고문은 같은 보도에서 강제 장치가 부족하다며 ‘pinky promise’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주택용 전기요금이 2026년 5.1%, 2027년 2.4% 오를 것으로 봤다고도 전했다.
브루킹스연구소도 7월 논평에서 서약이 실질적인 보호 장치가 되려면 주 의회, 규제위원회, 주지사가 구체적인 요금 구조로 옮겨야 한다고 짚었다. 자발적 약속만으로는 데이터센터 비용이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크립토 시장과의 직접 연결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색스가 AI와 크립토 정책을 함께 다루는 백악관 인사라는 점에서, 이번 논의는 미국 기술정책의 비용 구조를 보여준다. 앞서 본지는 색스가 오픈웨이트 AI 규제 논쟁에서도 대형 AI 기업과 정책 방향을 두고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비용 부담 논쟁은 지역 규제 이슈로도 이어지고 있다. 본지도 앞서 미국 일부 주정부가 데이터센터 세제 혜택을 줄이고 전력망 비용 부담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I 데이터센터가 전력 소비자로만 남을지, 발전·송배전 투자 주체로도 자리 잡을지는 지역별 요금 체계와 계약 조건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