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채굴업체들이 전력과 데이터센터를 인공지능(AI)·고성능컴퓨팅(HPC) 사업에 배분하면서 채굴 중심의 수익구조를 바꾸고 있다. 일부 업체는 AI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임대 매출을 늘렸고, 상장 채굴업체가 발표한 AI·HPC 계약 규모는 누적 700억달러(약 95조5500억원)를 넘어섰다.
9월 21일에는 채굴자 지갑에서 바이낸스로 1만9866 BTC가 이동했다. AMBCrypto는 CryptoQuant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물량을 전했지만, 거래소 유입이 실제 매도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해당 비트코인의 매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채굴업체의 전환은 전력·부지·전력망 접속권을 활용해 수익원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채굴업체들이 전력망과 부지를 앞세워 AI·HPC 인프라 사업으로 확장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이들 기업은 순수 채굴업체에서 전력·데이터센터 기업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아이렌($IREN)은 2026 회계연도 4분기에 AI 클라우드 매출 7050만달러(약 962억원), 비트코인 채굴 매출 6670만달러(약 910억원)를 기록했다. 연간 AI 클라우드 매출은 1억2880만달러(약 1758억원)로 전년 1640만달러(약 224억원)에서 약 8배 늘었고, 같은 기간 채굴 매출은 5억7820만달러(약 7893억원)였다. 아이렌은 AI 클라우드 확대를 위해 일부 채굴 장비를 철수하고 자산손상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아이렌 FY26 실적 발표
코어사이언티픽($CORZ)은 2026년 2분기 콜로케이션 매출 1억3667만달러(약 1866억원)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자체 채굴 매출은 2154만달러(약 294억원)였다. 콜로케이션은 AI·HPC 고객에게 데이터센터 공간과 전력,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며, 회사는 전체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를 고밀도 AI·HPC 콜로케이션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코어사이언티픽 2분기 실적
테라울프($WULF)는 2026년 2분기 전체 매출 4477만달러(약 611억원) 가운데 HPC 임대 매출 3193만달러(약 436억원)를 기록했다. 디지털자산 매출은 1284만달러(약 175억원)였다. HPC 임대 매출이 전체의 약 71%를 차지하면서 해당 분기에는 데이터센터 임대 매출이 채굴 매출보다 컸다. 테라울프 2분기 투자자 자료
코인셰어스는 2026년 1분기 보고서에서 상장 채굴업체가 발표한 AI·HPC 계약 규모가 누적 700억달러(약 95조5500억원)를 넘었다고 집계했다. 코인셰어스는 같은 보고서에서 2026년 말 일부 업체의 AI 매출 비중이 최대 70%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확인된 실적이 아니라 보고서에 담긴 전망치다. 코인셰어스 2026년 1분기 보고서
AI 인프라의 초기 비용은 채굴 인프라보다 높다. 코인셰어스는 AI 인프라 비용을 MW당 약 800만~1500만달러(약 109억~205억원), 비트코인 채굴 인프라 비용을 MW당 약 70만~100만달러(약 9억6000만~13억6500만원)로 제시했다.
채굴업체가 기존에 확보한 전력과 부지는 AI 데이터센터 전환에 활용할 수 있지만, 채굴기만으로 AI 연산을 수행할 수는 없다. 고밀도 전력 설비와 액체 냉각, GPU, 고속 네트워크가 추가로 필요해 전환 과정에서 설비 투자와 운영 역량이 함께 요구된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부담이 남아 있다. 대규모 부채와 GPU 투자비, 전력망 연결 지연, AI 수요 변동은 전환 사업의 위험 요인으로 제시됐다. 코인셰어스는 2025년 4분기 상장 채굴업체의 비트코인 1개당 평균 현금 생산비용을 약 7만9995달러(약 1억920만원)로 추산했다.
라이엇플랫폼스($RIOT)는 텍사스 코르시카나 시설의 남은 600MW 전력 용량을 AI·HPC에 활용하는 방안을 평가하면서 기존 비트코인 채굴 확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는 해당 전환의 경제성이 보장된 것은 아니라고 명시했다. 라이엇플랫폼스 AI·HPC 전환 검토 발표
업체별 전환 속도는 다르다. 코인셰어스는 AI·HPC 전환업체와 순수 채굴업체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클린스파크($CLSK)처럼 단기적으로 채굴을 우선하는 업체도 있다고 분석했다.
AI로 전력이 이동하면 비트코인 채굴에 투입되는 전력과 해시레이트 증가세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이나 채굴 수익성이 회복되면 업체가 채굴 용량을 다시 확대할 가능성도 있어, 전력 배분이 한 방향으로만 고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앞서 본지는 비트코인 해시레이트가 936EH/s로 밀린 현상과 채굴업체의 AI 전환을 전했다. 이번 실적은 이 같은 산업 변화가 전력·부지 확보 단계에서 데이터센터 임대와 AI 클라우드 매출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확인된 흐름은 채굴업체들이 채굴을 완전히 포기하기보다 AI·HPC 인프라 사업을 병행하며 수익원을 나누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사업 성과는 발표된 계약의 실제 매출 인식 시점과 GPU·냉각 설비 투자비, AI 고객 수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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