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 자산운용사 반에크(VanEck)가 실물자산 토큰화(RWA)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반에크는 토큰화 플랫폼 시큐리타이즈(Securitize)와 협력해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실물자산 기반 펀드 ‘VBILL’을 출시한다고 13일 발표했다. 이 펀드는 다수 블록체인에서 디지털 토큰 형태로 제공되며, 전통 금융기업들의 RWA 진출 경쟁에 새로운 불을 지폈다.
VBILL은 초기 출시 단계에서 아발란체(Avalanche), BNB체인, 이더리움(Ethereum), 솔라나(Solana) 블록체인에서 이용 가능하다. 투자 최소 금액은 아발란체, BNB체인, 솔라나에서는 10만 달러(약 1억 4,600만 원), 이더리움에서는 100만 달러(약 14억 6,000만 원)로 설정됐다. 이는 주요 블록체인 이용자의 투자 접근성을 고려한 설계로 해석된다.
이번 출시로 반에크는 블랙록(BlackRock), 프랭클린템플턴(Franklin Templeton), 아폴로(Apollo) 등과 함께 RWA 토큰화 시장을 주도하는 주요 전통 금융사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특히 아폴로는 지난 1월 7,510억 달러(약 1,096조 원) 이상의 운용자산을 배경으로 프라이빗 크레딧 기반 토큰화 펀드를 선보인 바 있다.
RWA 전문 데이터 플랫폼 RWA.xyz에 따르면, 현재 시가총액 기준으로 미국 국채가 토큰화 실물자산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인 690억 달러(약 100조 7,400억 원)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는 프라이빗 크레딧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자산 유형이다. 토큰화된 국채는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 중이다.
VBILL 펀드의 파트너사인 시큐리타이즈는 지금까지 총 39억 달러(약 5조 6,940억 원) 이상의 자산을 토큰화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블랙록이 주도한 지난 5월 전략적 펀딩 라운드에서 4,700만 달러(약 686억 원)를 유치하면서 업계 주요 인프라 제공업체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했다.
전통 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이 융합되는 흐름이 본격화되며, 반에크의 이번 출시는 미국 내 규제 명확성 확보와 함께 RWA 시장 전반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더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국채, 부동산, 프라이빗 크레딧 등 다양한 실물 자산을 디지털화하는 데 주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