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BTC)이 약 6,30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시세 기준 약 7억 달러(약 9,730억 원) 규모에 달하며, 대부분이 자체 채굴을 통해 확보된 자산이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아캄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는 최근 X(구 트위터)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UAE 정부의 비트코인 지갑 주소를 최초로 공개 식별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주소에는 총 6,300 BTC가 보관돼 있으며, 이는 정부 차원의 채굴 활동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비트코인은 시타델 마이닝(Citadel Mining)을 통해 채굴됐다. 해당 기업은 UAE 정부가 지분 과반을 보유한 인터내셔널 홀딩 컴퍼니(International Holding Company, IHC)의 자회사다. 이런 점에서 UAE의 암호화폐 축적 방식은 미국이나 영국 등 일부 국가가 압수 자산을 통해 보유 지분을 확대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아캄은 관련 게시글에서 “UAE의 비트코인 보유는 범죄 자산의 몰수나 압류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시타델 마이닝이 주도한 채굴 작업에서 기원했다”며 국가 주도의 블록체인 채굴 전략을 강조했다.
UAE는 그간 자국 내 암호화폐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 왔다. 특히 정부 기관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 구축과 디지털 자산 규제 체계 정비에 앞장서며, 중동 지역 내 블록체인 허브로서의 입지를 꾸준히 다지고 있다. 정부 자체 채굴로 비트코인을 축적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전략의 또 다른 일면을 보여준다.
UAE가 추구하는 이 같은 전략은 정부가 디지털 자산을 주권 자산의 일환으로 인정하고 직접 통제하려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는 향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이나 외환 지표 다각화 전략과도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