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링크(LINK), 스위스 자산운용사 UBS, 그리고 토큰화 자산 거래소 디지FT(DigiFT)가 손잡고 실물자산 토큰화(RWA) 기반 펀드 자동화를 위한 시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들은 홍콩 정부의 블록체인 및 디지털 자산 규제 샌드박스 프로그램(Cyberport)에서, 전통 금융 펀드의 배분·청산·운용 전 과정을 블록체인 인프라로 자동화할 수 있는 기술을 검증 중이다.
이번 시범 프로젝트에서 투자자는 디지FT 플랫폼 상의 스마트 계약을 통해 UBS의 토큰화 펀드에 대한 청약 및 환매 요청을 제출하게 된다. 그런 다음 체인링크의 디지털 전송 에이전트 계약(Digital Transfer Agent contracts)이 이를 검증하고, 거래 내용을 온체인에 기록한다. 해당 프로세스를 거친 주문은 UBS가 발행한 토큰화 자산 계약상에서 실제 발행 또는 상환으로 이어지며, 이 과정은 스위스 자본시장협회(CMTA)가 규정한 디지털 증권 표준을 따른다는 설명이다.
체인링크와 UBS는 이 파일럿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홍콩 내 실물자산 기반 토큰화 시장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특히 수동 조정이 필요한 기존 펀드 운영 방식과 달리, 자동화는 추적 오류와 수작업 실수 가능성을 줄여 펀드 가치가 실제 기초자산과 일치하지 않는 상황을 방지하고자 한다. 디지FT 측은 이 기술이 홍콩 내부 규제와 주요 금융기관의 상호운용성 기준에도 부합하는지 여부에 대한 피드백도 제공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디파이(DeFi) 통합, 수익 창출, 자동화 역량 강화 등 RWA 분야의 주요 혁신 트렌드와도 맥을 같이한다. 자동화를 통해 펀드 운용비용이 대폭 절감될 수 있고, 이는 투자자 수익률 향상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관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편 실제로 RWA 토큰화 시장은 2025년 들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30일 기준, 기관 전용 대체투자 펀드의 토큰화 규모는 47% 급증하며 17억 4,000만 달러(약 2조 4,186억 원)에 도달했다. 전체 RWA 시장의 시가총액 역시 상승 흐름 속에 있으며, 현재 기준으로는 660억 달러(약 91조 7,400억 원)를 돌파했다는 게 코인게코(CoinGecko)의 집계다.
전통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프랭클린템플턴은 미국 국채 기반 토큰화 펀드를 잇달아 출시했으며, 크라켄과 바이빗 등 암호화폐 거래소들도 토큰화 주식 거래를 실험하고 있다. 이처럼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 업계의 활발한 교차 움직임은, 토큰화 실물자산(RWA)의 확산을 가속화 시키는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홍콩은 중국 본토와는 달리, 디지털 자산에 대한 명확한 법률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RWA 프로젝트의 테스트베드로 주목받는 중이다. 다만 최근 중국 당국이 홍콩 내 기업에 대한 암호화폐 활동 제한을 예고하면서, 규제 환경이 얼마나 더 유연하게 유지될지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