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이후 탈퇴 움직임이 확산되고 집단 소송까지 제기됐지만, 정작 쿠팡 관련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수는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의 일상 속 소비 패턴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앱 분석 플랫폼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직후인 12월 1일부터 7일까지 쿠팡 앱의 주간 활성이용자 수는 약 2,993만 명으로, 바로 전 달 같은 기간(11월 3~9일) 대비 4.1% 늘었다. 같은 기간 쿠팡의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인 쿠팡플레이와 배달앱 쿠팡이츠의 이용자 수도 각각 4%, 3%가량 증가해 쿠팡 생태계 전반에서 일정 수준의 이용자 충성도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와 비교하면 쿠팡의 선방이 더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11번가, 알리익스프레스, G마켓, 네이버스토어 등 주요 종합몰 앱은 이용자 수가 줄었는데, 이는 전월 초 대규모 할인행사를 마친 이후 일시적 수요 감소 영향도 반영됐다는 점에서 고려할 부분이다. 배달 앱 시장에서도 배달의민족 이용자 수는 9.5% 급증했지만, 요기요, 땡겨요, 먹깨비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비하면 쿠팡이츠의 소폭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결과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쿠팡이 쇼핑, 배달, 영상 콘텐츠 등 다양한 소비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한 ‘락인(lock-in) 구조’가 소비자 이탈을 막는 데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특히 유료 회원제인 ‘와우 멤버십’은 무료 반품, 빠른 배송, 쿠팡플레이 이용 등의 혜택을 제공하면서 사용자들의 생활 속 편리함을 고리로 쿠팡 생태계에 머물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의 불신도 여전하다. 소비자 인식 조사업체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7명(71.9%)은 쿠팡이 보상을 하더라도 이미 잃은 신뢰를 회복하긴 어렵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절반이 넘는 응답자(55.3%)는 편의성 때문에 이용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소비자의 불만과 현실적인 사용 습관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심리를 보여준다.
쿠팡은 최근 해지 절차 간소화 등 소극적 대응에 나섰지만, 경쟁업체는 '탈팡(쿠팡 탈퇴)' 수요를 공략하며 무료배송 기준 완화와 멤버십 혜택 확대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 보호 조치를 둘러싼 논란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에서, 향후 공정거래위원회 등 당국의 조사 결과와 보안 강화 조치, 실질적인 피해 보상 여부에 따라 쿠팡의 향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커머스 시장 내 경쟁 구도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