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로(XMR) 블록체인이 최근 보안 리스크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오히려 7% 이상 상승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모네로 네트워크에서 18블록 리오그(reorg)가 발생해 117건 이상의 거래가 되돌려졌지만, 시장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이번 리오그는 AI 중심 레이어1 블록체인 ‘큐빅(Qubic)’ 팀에 의해 감행됐다. 큐빅은 모네로 전체 해시레이트의 과반인 51%를 확보한 채 블록을 재편성했으며, 지난달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6블록 리오그를 일으킨 전력이 있다. 해시레이트에서 절대 우위를 점하면서 51% 공격 가능성이 현실화된 셈이다.
리오그는 협정세계시(UTC) 기준 오전 5시 12분, 블록 번호 3499659에서 시작돼 약 43분 뒤인 블록 3499676에서 종료됐다. 이번 보안 사고는 모네로 노드를 운영하는 유저들이 X 플랫폼에 명령줄 화면을 공유하며 확인됐고, 암호화폐 프로토콜 연구원 루크니움(Rucknium)도 깃허브를 통해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러한 심각한 내부 이상에도 불구하고, 모네로 토큰은 리오그가 진행되는 동안 큰 하락세 없이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코인게코(CoinGecko)에 따르면, XMR 가격은 사건 발생 후 8시간이 조금 지난 시점인 24일 오전 기준으로 287.54달러(약 39만 9,667원)에서 308.55달러(약 42만 8,870원)로 7.4% 상승했다. 이는 같은 날 암호화폐 시장 전체가 약 1% 하락한 흐름과 뚜렷이 대비된다.
암호화폐 팟캐스터 제누(xenu)는 가장 먼저 리오그 소식을 전한 인물 중 하나로, 큐빅 측이 모네로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한 조작적인 시도를 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누는 “XMR의 가격 붕괴를 ‘출혈’로 보고 이를 ‘막기 위한’ 메커니즘을 큐빅이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익명성과 보안성을 강점으로 내세운 모네로 생태계에서 이 같은 반복적인 리오그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소 두 차례 공격에서 동일한 주체가 개입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해시레이트 독점 구조와 블록체인 보안 모델에 대한 구조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