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규제 완화 조치와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맞물리며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이 12만 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시장 전반에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2025년 10월 2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 복역했던 창펑 자오(Changpeng Zhao, 일명 CZ) 바이낸스 창업자에 대해 전격 사면을 단행했다. CZ는 2023년 유죄를 인정하고 4개월 형을 복역한 바 있으며, 이번 사면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기조 전환을 시사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역시 올해 초부터 코인베이스(Coinbase), 바이낸스 등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했던 민사소송을 잇달아 취하하거나 중단하는 등 규제 강도를 낮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규제 해빙기”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기관 투자자들의 시장 복귀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동시에 글로벌 유동성 흐름도 암호화폐 시장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의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사하면서 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이 풀리고 있으며, 이는 암호화폐 투자로 일부 전이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에 상장된 스팟형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ETF의 총 운용자산(AUM)은 1천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최근 한 주간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은 59억 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겟(Bitget)의 그레이시 첸(Gracy Chen) 최고경영자(CEO)는 "규제 명확성과 거시경제적 완화, 그리고 구조적인 유동성 증가가 맞물리면서 산업 확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첸 CEO는 또 “최근 온체인 지표에서 대형 투자자의 자산 누적과 거래량 급증이 확인되고 있으며, 이는 단기 투기가 아닌 실질적 자본 투입의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은 이러한 자금 유입 흐름을 바탕으로 12만5천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고, 알트코인 시장도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XRP가 이달 말까지 2.60~2.8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며, 솔라나(SOL)는 탈중앙금융(DeFi) 활동 확대와 검증자 증가에 힘입어 210~220달러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온체인 지표 역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고래 투자자들의 자산 누적과 거래량 급증이 실제 자금 투입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시장의 질적 개선도 주목된다. 첸 CEO 역시 "비트코인이 10만8천 달러 이상을 유지할 경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알트코인 시장에도 긍정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몇 가지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 먼저 비트코인이 핵심 지지선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단기 모멘텀 지속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일부 암호화폐 ETF에서는 최근 자금 유출이 발생하는 등 자금 흐름이 일방적이지 않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더리움 ETF에서는 최근 1억4천5백만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비트코인 ETF에서도 약 4천만 달러의 순유출이 확인됐다.
이외에도 SEC의 추가 ETF 승인 지연, 미국 의회의 셧다운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향후 시장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일관성과 규제의 제도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