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공동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이 핵심 가치인 탈중앙성과 검열 저항성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선언문 ‘트러스트리스 선언문(Trustless Manifesto)’을 발표했다. 그는 암호화 산업의 확산을 위해 중개자나 중앙화된 점검체계를 도입하는 관행에 우려를 표하며, 본질을 흔드는 타협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언문은 부테린과 함께 이더리움재단 소속 연구원 요아브 바이스, 마리사 포스너가 공동 집필했다. 이들은 “호스트된 노드나 중앙화된 릴레이어를 도입하는 순간 플랫폼은 신뢰를 희생한다”며, 사소해 보이는 설계 선택이 반복되면 점차 허가 없는 구조(permissionless)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선언문은 “트러스트리스(trustlessness·중앙에 의존하지 않는 신뢰성)는 사후에 추가할 수 있는 기능이 아니라, 곧 암호화 기술의 본질 그 자체”라며, “이 특성이 결여되면 효율성이나 사용자 경험, 확장성은 모두 취약한 기반 위에 쌓인 장식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부테린은 “복잡성이 우리를 중앙화의 유혹으로 이끌 때, 우리는 하나하나의 편의성 코드를 목 조르는 초크포인트로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개발자들이 단기적 채택이나 편의성보다, 근본적인 가치와 구조를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언문은 중앙화된 요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업계 흐름 속에서 탈중앙화 정신을 재확인한 선언으로 평가된다. 크립토 기술의 확산을 위해 오히려 탈중앙성과 구성원 자율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암호화폐 업계가 다시금 초심을 돌아볼 시점이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