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네트워크에서 불과 하루 만에 25억 6,410만 개 규모의 결제가 발생하면서 하루 평균 결제량 대비 20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단기 결제량 증가 중 하나로, XRP 생태계에 심상찮은 수급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XRP는 대규모 자산 이동과 결제 처리에 특화된 암호화폐다. 따라서 이번처럼 단기간에 결제량이 급증하는 경우, 이는 기관 간 유동성 재조정이나 리브랜딩 작업, 국경 간 송금 트래픽 증가와 같은 실질적 수요와 연관이 깊다. 특히 익명 지갑 간 대규모 XRP 이동이 활발하게 포착되고 있어, 기관 투자자나 대형 참여자의 움직임일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처럼 결제량이 폭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세는 횡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XRP는 여전히 50일, 100일,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에서 가격이 눌린 상태다. 테크니컬 측면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결제량 같은 온체인 지표는 확연한 강세 신호다. 이런 ‘가격 침체 속 네트워크 강세’는 종종 ‘조용한 매집’의 전조로 나타나며, 특정 촉매제 발생 시 급격한 가격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XRP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또는 규제 불확실성 해소 같은 외부 이벤트가 본격적인 상승 전환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분석가들은 XRP가 $2.55~$2.60(약 3,385~3,450원) 구간을 돌파하지 않는다면 반등은 어디까지나 단기 ‘기술적 반등’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그러나 만약 이 저항선을 상향 돌파하게 된다면 중요한 추세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이번 결제량 급증이 시장에 매도 압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거래소 유입량 증가나 대규모 청산 사태도 없었다. 이는 XRP 생태계 내 수요가 단기 투기보다는 실수요 기반일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현재로서는 기술적 저항과 펀더멘털 강세 간의 미묘한 균형 구도가 유지되고 있다. 둘 중 어느 쪽이 먼저 움직이느냐에 따라 XRP의 향후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건, 가격에 비해 네트워크가 지나치게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으며, 이런 괴리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