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블록체인 위크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토큰화’가 비유동성 자산을 자동으로 잘 팔리는 자산으로 바꾸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사모대출 같은 실물자산을 온체인에 올리는 것만으로는 활발한 2차 시장이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옹도 파이낸스의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영업책임자 오야 첼릭테무르는 “비유동성 자산을 토큰화하면 마법처럼 유동성이 생긴다는 생각은 여전히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과 사모대출은 애초에 ‘그다지 유동적이지 않았던’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테더의 토큰화 확장 책임자 프란체스코 라니에리 파브라치는 더 좁은 범위의 상품만이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채권, 머니마켓펀드, 스테이블코인 같은 자산이 그 예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온체인에 올린다고 해서 거래가 활발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RWA 시장은 1년 새 3배 넘게 커졌지만…쏠림은 여전
RWA 분석 플랫폼 RWA.xyz에 따르면 토큰화된 실물자산(RWA) 시장 규모는 2025년 4월 16일 88억달러에서 2026년 4월 16일 약 299억달러로 늘었다. 1년 만에 3배 이상 커진 셈이다.
성장을 이끈 것은 비교적 표준화되고 거래가 익숙한 자산이었다. 토큰화된 미 국채와 원자재가 시장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거래가 덜 활발한 부동산과 사모주식은 비중이 작았다. 토큰화 부동산은 약 3500만달러에서 2억9600만달러로 늘었고, 사모주식도 약 6000만달러에서 2억2300만달러로 증가했다.
자산담보대출과 기업대출 같은 영역도 빠르게 늘었지만, 발행액 증가가 곧 유동성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산이 더 많이 발행되면 시장가치는 커질 수 있지만, 실제 2차 거래가 얇으면 ‘토큰화’의 장점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논의는 RWA 시장이 성장 단계에 들어섰지만, 이제는 발행 규모보다 실제 거래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는 점을 보여준다. ‘토큰화’의 확산이 곧바로 유동성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는 만큼, 시장의 평가 기준도 한 단계 바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