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채굴업계가 최근 1년 내 최악의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채굴자들은 보유 자산을 매도하지 않고 오히려 장기 보유(HODL)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 인텔리전스 플랫폼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온체인 지표 분석에 따르면, 채굴자 수익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지만 매도 압력은 오히려 낮아지는 추세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채굴자들이 기록한 일일 수익은 지난 6월 22일 기준 약 3,400만 달러(약 472억 원)로, 2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의 조정과 거래 수수료 수익 감소가 겹친 결과다. 이 시점은 작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익 수준으로, 특히 최근 반감기 이후 블록 보상이 6.25 BTC에서 3.125 BTC로 줄어든 여파가 크게 작용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해시레이트(채굴 난이도)로도 나타난다. 해시레이트는 6월 16일 이후 3.5% 하락했고, 이는 2024년 7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당시에도 반감기 이후 수익성 악화로 인해 해시레이트는 8.4% 급감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굴자들의 비트코인 거래소 유입량은 눈에 띄게 줄었다. 올해 초 하루 2만 3,000 BTC 이상이 거래소로 유입되던 것이 최근에는 약 6,000 BTC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는 채굴자들이 여전히 평균 48%의 평가차익(NUPL)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며, 보유 기간을 늘려 수익 극대화를 노리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주소 기준 100~1,000 BTC를 들고 있는 중대형 채굴자들의 지갑 잔고는 올해 3월 말 기준 6만 1,000 BTC에서 현재 6만 5,000 BTC까지 증가했다. 이는 2024년 11월 이후 최고치로, 이들 역시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는 신호다.
사토시 시대(2009~2011년)부터 비트코인을 채굴한 장기 보유 채굴자 또한 매도에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올해 들어 고작 150 BTC만을 매도했는데, 이는 전년도의 1만 BTC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시장 상단에서 움직이는 이들이 아직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은 비트코인이 아직 상승 여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데이터는 가격 조정 속에서도 채굴자들이 비트코인에 대한 강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단기적인 수익 악화는 있지만, 시장 전반의 상승 여력과 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 판단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