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한 번 뜨거워지고 있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XRP 등 주요 가상자산들이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번 주 만료 예정인 비트코인 옵션 규모만 약 50억 달러(약 6조 9,500억 원)에 달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옵션 만기와 함께 미국 하원에서 두 건의 친암호화폐 법안이 통과되며 전반적인 상승 흐름에 기름을 부었다.
이번 주 금요일(18일), 4만 1,500건의 비트코인 옵션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며, 총 명목 가치는 약 50억 달러(약 6조 9,5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주보다 더 큰 규모이지만, 시장을 뚜렷하게 좌우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계약 중 콜옵션 비중이 더 높은 풋/콜 비율 0.69를 기록했으며, 손실 발생 가능성이 가장 큰 '맥스 페인' 가격은 11만 3,000달러(약 1억 5,700만 원)로, 현 시세보다 7,000달러 낮은 수준이다.
시장 정보 플랫폼 데리빗(Deribit)에 따르면, 가장 높은 미결제약정(OI)은 12만 달러(약 1억 6,680만 원) 가격대에서 관측되며, 약 23억 달러(약 3조 2,000억 원) 규모다. 뒤이어 13만 달러(약 1억 8,070만 원)와 14만 달러(약 1억 9,460만 원) 구간에서도 각각 20억 달러(약 2조 7,800만 원)가 넘는 미결제약정이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참가자들이 고점 갱신에 여전히 기대를 걸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이더리움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번 주 금요일에 만기 도래하는 ETH 옵션 계약 수는 약 24만 3,000건이며, 명목 가치는 7억 5,000만 달러(약 1조 400억 원)에 달한다. 맥스 페인 가격은 2,900달러(약 402만 원), 풋/콜 비율은 1.0으로 확인됐다.
시장 분위기는 암울하지 않다. 미국 하원은 이틀 전, 암호화폐 규제 패키지법인 GENIUS 법안과 CLARITY 법안을 각각 307-122, 294-134라는 압도적 표결로 통과시켰다. 이는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러한 제도적 진전에 힘입어 비트코인은 아시아 오전 거래 시간대에 12만 700달러(약 1억 6,700만 원) 수준까지 반등하며 주간 손실을 모두 만회했다. 사상 최고가 대비 2%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더리움은 3,600달러(약 500만 원)에 도달하며 연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는 최근 ETF 유입 급증과 이더리움 기반 국고 운영 DAO의 확산이라는 두 가지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XRP는 장중 3.64달러(약 506만 원)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이는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안 통과에 따른 폭등세로 풀이된다.
다만 극단적인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분석업체 그릭스 라이브(Greeks Live)는 “주요 트레이더들이 고점 예측에 성공하면서 하락 전환에 대비한 매도 전략과 숏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며 신중한 시각을 유지했다. 데리빗 역시 "비트코인은 고점 부근에서 횡보 중이며, 단기 변동성에 대한 시장 우려는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총 시가총액이 역대 최고치인 4조 달러(약 5,560조 원)를 돌파한 가운데, 비트코인 옵션 시장의 향방이 주말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적 고점 인식과 정책 우호 흐름, 그리고 수십억 원 규모 계약의 동시 만기가 교차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다시금 숨가쁜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