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투자 상품이 지난주에만 약 1조 3,738억 원(11억 5,000만 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시장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이는 디지털 자산 투자 상품 중 주간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유입 규모며,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총 유입액 1조 6,610억 원(약 11억 9,000만 달러)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비트코인(BTC)의 자금 이탈과 맞물리며 ‘알트코인 시즌’에 대한 관측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코인셰어스(CoinShares)가 발행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이더리움 투자 상품에는 올해 들어 누적 10조 8,727억 원(약 77억 9,000만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지난 2023년 전체 유입액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반대로 비트코인은 같은 기간 약 2,432억 원(1억 7,500만 달러)의 유출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차 다른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일부 주요 알트코인들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솔라나(SOL)는 지난주에만 약 4,326억 원(3억 1,100만 달러), XRP는 약 2,627억 원(1억 8,900만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수이(SUI)는 111억 원(800만 달러)을 끌어들였으며, 에이다(ADA)와 체인링크(LINK)에도 각각 약 18억 원(130만 달러)과 7억 원(50만 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그러나 라이트코인(LTC)과 비트코인캐시(BCH)는 오히려 각각 약 17억 원(120만 달러)과 9억 원(66만 달러)이 빠져나가며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코인셰어스는 이러한 유입이 알트코인 전반의 랠리보다는 미국 내 현물 ETF 승인 기대감에 따른 일부 종목 중심의 수급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특정 자산에 집중되고 있는 현재 상황은 전통적인 ‘알트코인 시즌’보다는 제한적인 상승 흐름에 더욱 가까운 양상이라는 것이다.
이더리움은 7일 연속 비트코인을 앞지르는 현물 ETF 유입을 기록하며 4,000달러(약 556만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QCP캐피털은 이더리움이 비트코인 대비 시가총액이 20%에 불과하기 때문에 적은 금액에도 가격 반등 폭이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8만 개의 물량이 매도됐음에도 가격이 크게 흔들리지 않으며 여전히 시장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다소 경계 신호도 포착된다. QCP캐피털은 무기한 선물 미결제약정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주요 거래소의 펀딩 비율이 15%를 넘어서면서 과열 우려를 제기했다. 일부 대형 투자자들은 이익 실현을 시작했고,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모두 각각 4,000달러와 12만 달러(약 1억 6,680만 원) 가격대에서 심리적 저항선을 형성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매수세와 강한 서사 구조 덕분에 하락 시 매수 진입 전략은 계속 유효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