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연말을 맞아 비트코인 시장은 다시 한번 강세 전통 속의 예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12월은 ‘산타랠리’라는 명칭 아래, 미국 주식 등 위험 자산 가격이 오르는 성향을 보여왔다. 그런데 이번 연말, 비트코인은 기대와 달리 뚜렷한 상승 흐름을 나타내지 못하며, 순환적 특성의 반복과 거시 경제 요인의 영향을 동시에 보여주는 양상으로 분석됐다. 카이코 리서치가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과거 호황-불황 사이클에서 비트코인의 성과는 강력했지만 이번에는 전통 자산 대비 저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10월 급락 이후 회복세에서 미국 주식은 반등에 성공했으나, 비트코인은 여전히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의 12월 성과는 강한 모멘텀을 동반한 해에는 30% 이상 급등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약세 사이클에서는 15% 이상 하락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연말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기보다는 기존 추세를 연장하는 시기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4분기는 비트코인에게 역사적으로 가장 강세적인 분기지만, 12월만 따로 보면 해마다 그 성과가 불규칙하게 나타났다. 이렇듯 비트코인은 연말에도 여전히 순환성을 중심에 둔 가격 행동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변동성 지표는 올해 산타랠리가 무산된 배경을 설명한다. 12월 초 급격한 가격 움직임 이후 비트코인의 실현 변동성은 60% 이상으로 치솟았으나, 내재 변동성은 반대로 하락해 양자 간 마이너스 스프레드가 약 6%포인트 발생했다. 이러한 구조는 시장이 단기 방향성보다 안정을 기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유사한 변동성 구조는 과거 3월에도 나타났는데, 당시에도 곧 변동성 압축이 이뤄지면서 하락장이 전개됐었다.
현물 거래와 파생 상품 시장 포지셔닝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BTC와 ETH의 현물 거래량은 2억~3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고, 4억 달러를 넘었었던 연초 대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파생상품 시장에서 BTC 미결제약정은 12월 내내 70억~90억달러 수준을 유지하며 디레버리징은 피했지만, 뚜렷한 확장도 없었다. 반면, 알트코인 미결제약정은 소폭 증가해 일부 선택적 투기 수요만이 존재했음을 나타냈다.
옵션 시장에서도 뚜렷한 방향성 포지셔닝은 감지되지 않았다. 12월 26일 만기를 기준으로 콜·풋 옵션 거래가 모두 근월 행사가에 몰려 있었고, 8만5000달러 수준에서 가장 큰 거래 집중이 나타났지만 이는 공격적 매수보다는 헤징 수요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12월 26일 옵션 거래 규모는 약 600억 달러로 가장 활발했지만, 콜-풋 비율은 강세 일변도보다는 비교적 균형 잡혀 있었다. 이는 시장이 새로운 방향보다는 기존 포지션의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는 신호다. 요약하자면, 올 연말 비트코인은 전통 자산처럼 강한 계절적 상승 대신 순환성과 거시 요인, 리스크 관리 중심의 전개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