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고래 지갑 비중 68% 돌파…'기관 주도 장세' 신호탄

비트코인(BTC) 시장에서 ‘고래(whale)’로 불리는 대규모 보유자들의 입지가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샌티먼트(Santiment)에 따르면, 최근 4개월 동안 10~10,000 BTC를 보유한 지갑들이 21만8,570 BTC(약 4조 2,193억 원)를 추가로 매집하며 전체 공급량의 68%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이는 자본 중심의 강세장이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샌티먼트는 7월 31일 X(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비트코인 공급의 약 0.9%가 지난 몇 달 사이 이들 대규모 보유자의 지갑으로 이동했음을 강조했다. 이는 단기 매매보다는 장기 보유 성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구조적 변화는, 기존 개인 투자자들이 기관 투자자로 점차 대체되고 있는 움직임과도 맞물리는 흐름이다. 실제로 비트코인 금융서비스업체 스완(Swan)은 이를 두고 “역사상 가장 큰 보유자 교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최근 있었던 급격한 매물 출회 속에서도 확인됐다. 이른바 사토시 시대(Satoshi Era)에서 이어진 오랜 보유자가 최근 약 8만 BTC(약 15조 4,896억 원)를 처분하며 시장에 충격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11만 9,000달러(약 1억 6,541만 원)에서 11만 5,000달러(약 1억 6,024만 원)로 일시 하락했지만, 시장은 이를 빠르게 흡수하며 큰 동요 없이 회복세를 이어갔다. 스완 측은 이를 “비트코인의 성숙성과 회복탄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았다.

현재 비트코인은 11만 8,700달러(약 1억 6,519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지난 일주일 동안 0.8% 오르는 데 그쳤지만 30일 기준으로는 11% 상승하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분석업체인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상승은 과열 국면이 과거 주기보다 훨씬 약하다”고 언급했으며, 일시적 조정이 오더라도 급락보다는 완만한 조정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향후 시장 흐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래스노드(Glassnode)의 최근 리서치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11만 5,000달러를 하회할 경우 유동성 공백으로 인해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까지 빠르게 밀릴 수 있지만, 반대로 12만 5,000달러(약 1억 7,387만 원)를 돌파한다면 14만 1,000달러(약 1억 9,649만 원)까지 상승할 여지가 열릴 것으로 평가된다.

요컨대, 비트코인 시장은 지금 자본 주도 하에 재편되는 중이다. 고래들의 지속적 매집과 기관의 영향력 확대는 상승장의 새로운 기반이 될 수 있으며, 이는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보다 안정적인 시장 구조를 만들어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