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기반 상장지수펀드(ETF)가 2025년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올해 신규 출시된 ETF 중 상위 20개 가운데 절반이 암호화폐 관련 상품으로 채워졌고, 그 중 상위 4개는 모두 암호화폐 ETF가 차지했다는 점에서 시장 내 존재감이 확연해졌다는 분석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엣지앤에셋(Edge & Asset)의 네이트 제라치(Nate Geraci)가 공유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이후 출시된 ETF는 1,300개 이상이다. 이 중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기반 스팟 ETF 7개, 마이크로스트래티지 관련 옵션 ETF 2개, 레버리지형 이더리움 ETF 1개 등 총 10개가 상위 20위권 내에 포함됐다.
가장 많은 유입 자금을 모은 ETF는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로, 유입 금액은 574억 달러(약 79조 8,860억 원)에 달한다. 그 뒤를 피델리티의 FBTC ETF가 121억 달러(약 16조 8,190억 원)로 따르고 있으며, 블랙록의 이더리움 ETF(ETHA)는 96억 달러(약 13조 3,440억 원)를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기반의 MSTY ETF도 72억 달러(약 10조 280억 원) 유입으로 4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ARK 21의 ARKB(23억 8,000만 달러, 약 3조 3,082억 원), 비트와이즈의 BITB(23억 2,000만 달러, 약 3조 2,248억 원), 피델리티의 FETH ETF(22억 3,000만 달러, 약 3조 998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미니 트러스트(BTC)에는 16억 6,000만 달러(약 2조 3,074억 원)가 유입됐으며, 2배 레버리지 이더 ETF(ETHU)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MSTX ETF는 각각 16억 4,000만 달러(약 2조 2,796억 원), 15억 2,000만 달러(약 2조 1,128억 원)를 끌어모았다.
블룸버그의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는 NEOS와 YieldMax 같은 비교적 소규모 운용사들이 10위 안에 진입했다는 점을 “이례적”이라 평가했다.
한편, 일부 ETF에서는 일시적인 자금 유출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더리움 스팟 ETF는 8월 4일 하루에만 4억 6,500만 달러(약 6,463억 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가며 역대 최대 하루 유출 기록을 경신했다. 블랙록의 ETHA에는 3억 7,500만 달러(약 5,212억 원), 피델리티의 FETH에는 5,510만 달러(약 766억 원)가 유출됐다.
하지만 8월 8일을 기점으로 강한 반등세를 보이며 같은 날 하루에만 4억 6,121만 달러(약 6,412억 원)의 순유입이 집계됐다. ETHA가 2억 5,473만 달러(약 3,541억 원), FETH가 1억 3,235만 달러(약 1,839억 원), 그레이스케일의 ETHE가 2,684만 달러(약 373억 원)를 끌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비트코인 기반 ETF의 변동성은 더욱 극심했다. 8월 초 IBIT는 단 하루에 2억 9,200만 달러(약 4,063억 원)가 빠져나갔고, 피델리티와 ARK의 ETF도 큰 폭의 유출을 겪었다. 그러나 8일 기준으로 약 4억 388만 달러(약 5,576억 원)가 순유입되며 전체 누적 유입액이 544억 3,000만 달러(약 75조 6,770억 원)로 회복됐다. 이날 IBIT는 3억 5,998만 달러(약 5,003억 원), FBTC는 3,049만 달러(약 424억 원)의 유입을 기록했다.
이러한 흐름은 암호화폐 ETF가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장기 주요 자산군으로서 시장 내 입지를 다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원하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ETF 유입을 견인하며,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 금융에 더욱 깊숙이 편입되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